기금조성 유예 등 59억원 예산 절감… 김철환 시의원 "달라진 건 없어"

박상돈 천안시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부속합의안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시 제공
박상돈 천안시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부속합의안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시 제공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천안시와 대한축구협회 간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NFC) 건립 추가 합의안'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재협상을 이끌어낸 것 자체가 높이 평가를 받아야한다'는 긍정인 의견과 함께 '핵심은 빠지고 예산 집행만 미룬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 합의 당사자간에도 천안시는 '재협상'이라는 단어를 쓰는 반면 대한축구협회는 '부속합의'라고 표현하며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천안시는 지난 22일 대한축구협회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사업' 협약의 부속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서 서명식은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렸으며, 박상돈 천안시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주요 합의내용은 ▶천안시 축구발전기금 조성 5년 유예 ▶프로축구(K리그2) 참가 1년 유예 ▶국가대표팀 경기 연 1회 무료 개최 ▶유·청소년 전국축구대회 신설 및 10년간 운영 등을 골자로 한다.

천안시는 이번 합의를 통해 약 59억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가 주장하는 예산 절감은 기존 2020년~2029년 100억원 목표 축구발전기금 조성을 2025~2034년으로 연기함에 따른 지방채 이자 3억원, 프로축구 참가 1년 유예에 따른 1년치 축구단 운영비 50억원, 국가대표팀 경기 유치시 소요되는 2억원의 3년치 비용 6억원을 합산한 금액이다.

시는 또 유·청소년 전국축구대회 신설 및 리그 전 경기 천안시 관내 개최를 통한 10년간 경제유발효과를 3천억~4천억원으로 내다봤다. 이 경제유발효과의 근거는 경주 화랑배기 대회 관련 용역이다.

이와 관련 지역 축구 관계자는 "올해 쓸 돈을 몇 년 미룬 것이 과연 예산 절감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면서 "대한축구협회 458억원, 천안시 1천100억원 분담의 불공정성,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의 운영 주도권의 천안화 등 최초 문제시된 것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가칭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평면도. /천안시 제공
가칭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평면도. /천안시 제공

김철환 천안시의원 역시 "본질을 건들지 못했는데 재협상에 성공했다고 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터무니없는 근거로 경제유발효과를 산정하고 포장한 것에 대해 시정질문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축구협회를 재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낸 것 자체가 성과라는 주장도 있다.

박상돈 시장은 지난 4월 보궐선거 당시, "대한축구협회와 협약한 축구종합센터 건립사업은 지나친 유치 경쟁으로 천안시의 재정이 과하게 부담되는 면이 많았다"며 "시장에 당선되면 이러한 불합리한 부분을 꼼꼼하게 살펴 조정해 나가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었고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유치경쟁에 나섰던 24곳 타 시군간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같은 이유에서 재협상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며 대한축구협회는 재협상이 아닌 '부속합의'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온적이던 대한축구협회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인 것과 관련 SNS를 통해 박 시장의 협상력에 대한 찬사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편, 2023년 6월 준공 예정인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조성사업에 대한축구협회가 458억원, 천안시가 1천100억원을 분담한다. 천안시는 분담금 1천100억원과 관련 국비 200억원, 도비 400억원, 부지매각비 180억원 및 생활SOC사업 등의 정부지원금 50억원 등을 통해 830억원을 충당하고, 나머지 270억원은 시비로 4년 6개월에 걸쳐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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