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전하는 우리동네 소식 - 김수진 시민기자(청주시 흥덕구 죽천로)

'문화공간 새벽'에서 9월 16일부터 23일까지 연극 '옐로우 멜로디'가 상영됐다.

외국에서도 찬반 논란을 거듭하며 과거에 이어 현재까지도 유지되어 오는 '베이비 박스'.

우리나라에서는 주사랑공동체교회가 운영하는 베이비 박스가 2009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영아 유기를 합법화하는 도구로 비춰져 반대 의견도 있으나, 장애가 있거나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한 생명을 유기하는 것보다는 소중한 생명을 위한 대안으로 여겨져 운영되고 있다.

이 베이비 박스를 옐로우 박스라는 상징적인 색깔을 입혀, 아기가 그 안에 버려지면 그것을 알리기 위한 브람스의 자장가가 오르골 소리로 연주되는데 이것이 바로 연극의 제목인 '옐로우 멜로디'.

원치 않는 임신으로 생겨버린 아이.

연극배우 '정혜'는 도저히 생명을 죽일 수 없어 아기를 옐로우 박스에 버리게 된다.

그렇지만 그 아기였던 '다정'은 엄마를 늘 그리워하며 함께 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잘자요 엄마'라는 작품이 연극 '옐로우 멜로디' 속의 연극으로 등장하고, 정혜와 다정이 이 연극을 함께 하게 된다.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소통하기 힘든 엄마와 딸 사이의 이해와 용서를 그린 연극이지만 원작은 딸의 자살로 끝이 났었는데, '다정'이 자기를 받아들일 수 없는 엄마로 인해 권총을 들고 정말 자살 시도를 한다. 다행히 엄마와의 화해를 통해 함께 집으로 가게 되는 마무리여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첫 장면은 극 중 연극배우로 출연한 이들이 '햄릿'을 연기하며 극이 시작되는데 관객석 중간에 앉은 다정이 엄마 '정혜'의 대사를 너무도 또렷한 발음으로 따라해서, 영문을 몰라 놀란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것이 극의 일부인 것을 알고는 재치 있는 작가의 연출에 더욱 흥미진진하게 극에 몰입할 수 있었다.

중요한 이슈를 다룬 내용이지만, 다정이 태어날 때부터의 모든 순간을 기억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설정과 정혜의 악몽을 리얼하게 표현한 장면 등 극적인 요소도 잘 연출된 작품이었다.

'다정'이로 연기했던 허미현 배우의 정확한 발음과 발성, 관객이 함께 눈물짓게 만드는 슬픈 표정, 양면의 감정을 왔다 갔다 하는 연기에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관람객 변하민(서원중 2학년)은 베이비 박스라는 참신한 소재로 만들어진 연극이라는 것과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가 인상 깊었고, 생명은 소중하므로 영아 유기와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 보다는 누군가의 희생과 수고가 따르지만 베이비 박스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며, 중요한 문제를 떠올리며 생각할 수 있게 해준 좋은 작품이었다며 관람 소감을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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