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소상공인] 15. 수제·DIY 케이크 전문점 청주 '가토주니' 연진아·안영준 부부

연진아·안영준 부부가 운영하는 가토주니는 생크림플라워 수제 케이크, 초콜릿, 쿠키, 마카롱 등 특별한 날의 소중한 선물을 직접 만드는 핸드메이드 케이크 전문점이다. 가토주니에서 특허를 낸 모란꽃 생크림 플라워 케이크는 중국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다./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1평 가게에서 시작해 100평 단독건물로 넓히고, 중국시장 진출에 성공한 수제·DIY 케이크 전문점 '가토주니'. 사람들은 "1평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청주시 성안길에 위치한 '가토주니'는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나만의 특별한 수제 초콜릿을 선물하려는 이들로 붐볐다.

"1년중 가장 바쁠 때가 밸런타인데이죠. 초콜릿 위에 생크림꽃을 올려 더 화사하게 하는 것이 올해의 콘셉트입니다."(안영준)

청주시 성안길에 위치한 '가토주니' 외부 전경. 1층은 케이크점과 꽃집의 숍인숍으로, 2층은 베이킹스쿨로 운영하고 있다. 3층은 현재 비어있다. / 김용수

'가토주니' 연진아(37)·안영준(36) 부부는 1층은 달달한 케이크와 싱그러운 꽃내음이 한 공간에 있는 숍인숍 개념으로 운영하고, 2층은 '베이킹스쿨'로 쓰고 있다. 3층은 현재 비어있다.

"10년간 정말 열심히 일한 것 같아요. 1평에서 시작한 작은 씨앗이 청주를 토대로 중국대륙으로 뻗어나가고 있어요."(연진아)

지난해 9월에는 중국시장에 진출해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 국화(國花)인 모란을 모티브로 한 모란케이크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인다. 중국 푸젠성 항구도시 샤먼에 200평짜리 케이크제조공장인 중국지사를 세워 현지직원만 30명을 두고 있다.

중국 국화(國花)인 모란을 모티브로 한 가토주니의 '모란 케이크'가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 김용수

현재 중국 상해와 홍콩과 지사 계약을 맺었고, 베트남, 스위스 진출을 추진중이다.

"매출은 중국시장까지 합하면 연 7억~8억원 정도에요. 하루 매장방문객은 성수기때가 700~800명, 꽃집을 포함하면 1천명이요."(연진아)

'가토주니'의 시작은 2006년 충북대 중문의 1평짜리 가게 'Mi&Mi'였다. 당시에만 해도 젊음과 열정 하나로 시작한 그야말로 '도전'이었다. 부부는 케이크 배달서비스에 무료 기타공연까지 해가며 가게를 꾸려갔고, 하나둘 단골이 생기면서 6개월만에 13평짜리로 확장했다.

2009년 성안길 소나무길쪽에 성안점을 냈고, 2014년 9월 인근에 단독건물을 매입해 지금의 성안본점을 오픈했다.

가토주니 2층 베이킹스쿨 교육장 모습. 특히 'DIY 쿠킹 클래스'에서는 2시간이면 나만의 케이크, 쿠키, 머핀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 김용수

부부의 30대 꿈중 하나였던 제과제빵학교인 '베이킹스쿨'은 2016년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대로, 내 취향대로 케이크, 쿠키, 머핀 등을 만들어볼 수 있는 DIY쿠킹클래스도 인기다.

"누구나 쉽게 제과제빵에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어요. DIY 쿠킹클래스는 2시간 정도면 자신이 원하는대로 다 만들 수 있어요. 수요는 꾸준해요."(안영준)

제과제빵 경력 13년차의 안영준 사장은 제빵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 안춘덕씨는 청주의 향토브랜드였던 '쟝글제과'의 제빵사였다.

"제빵을 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죠. 지금은 저희 케이크 만드는 작업에 종종 손을 보태고 계세요."(안영준)

제과제빵 경력 13년차의 안영준 대표가 수제 초콜릿을 만들고 있다./김용수

안 사장은 2004년 23살에 이 일을 시작했다. 동경제과학교를 수료했고, 지금은 제과기능장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4월 실기시험을 앞두고 맹연습중이다. 이번이 6번째 도전인데, 제과기능장은 청주에 5명밖에 없을 정도로 쉽지가 않다.

"기능장에 합격한뒤 제과명장이 되는 게 제 꿈이에요. 명장은 하루이틀에 되는 건 아니고, 제과제빵쪽으로 30년은 해야 될 수 있어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빵을 만들고 싶어요."(안영준)

안 사장은 앞으로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쿡푸드몽드대회에 '제과 국가대표'로 출전해 가족들 앞에서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10년간 열정을 쏟아붓고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는 '가토주니', 부부에겐 어떤 의미를 가질까.

"'가토주니'는 제게 '자식' 같아요. 운명으로 맺어진 부모자식간 관계처럼, 내가 사랑과 관심을 쏟고, 내가 키워가야 할 숙명같은 자식이랄까요. 내가 힘들다고 내려놓을 수도 없는 그런 존재 있잖아요."(연진아)

"'아버지'다. 아버지가 손에 밀가루를 묻혀가면서 빵을 만드시는 모습이 자랑스러웠거든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제빵을 시작했고, 아버지랑 같이 기능장이 돼서 아버지를 뿌듯하게 해드리고 싶어요."(안영준)

연진아 사장은 베이커리과정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 2014년 혼자 훌쩍 미국행을 결정하기도 했다. 미국 시카고에서 6주 과정의 '데코레이션 마스터코스'를 이수한 것이다. 졸업작품전에서는 1등상을 받기도 했다.

연진아 사장의 2017년 계획과 40대의 꿈을 적은 수첩. / 김미정

'가토주니'의 철칙중 하나는 '일일 생산 일일 소비'다. 2006년 처음 가게를 열던 날부터 그랬다.

"음식은 시간이 지나면 쓰레기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날 만든 건 그날 다 소비하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 많이 퍼주는 스타일이 됐네요."(연진아)

앞으로는 어떤 '기적'을 만들어낼까.

"제과학교 세우는 것, 단독건물 갖는 것 등 30대의 소원은 36살에 다 이뤘어요. 10년간 정말 일만 했죠. 40대의 꿈은 휴양과 힐링의 도시인 하와이에 지사를 만드는 것과 남편을 제과명장과 대학교수로 만드는 거에요."(연진아)

케이크에 생화를 올린 케이크 / 김용수

앞으로는 식용 유기농꽃을 재배해 케이크에 생화로 꾸밀 계획도 있다. 플로리스트 6년차인 연진아 사장은 꽃 포장에도 남다른 신경을 쓴다.

"꽃은 좋은 날의 의미를 더 좋게 해주잖아요. 케이크 사러 왔다가 꽃도 살 수 있는 것이고… 딸이 셋인데 셋중 한명은 꼭 이 꽃집 '꽃내음'을 넘겨받아 운영해주면 좋겠어요."(연진아)

'1평의 기적'이 또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적'은 오늘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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