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氣업]5. ㈜원앤씨

원앤씨 김용진 공장장(맨 오른쪽)이 생산라인의 직원들과 함께 안마기와 발마사지기 등이 설치된 휴게실에서 소통의 시간을 보내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충북 오창과학단지내에 위치한 ㈜원앤씨(대표 진경복)는 1984년 설립된 생활용품 및 화장품제조업체다. 2011년 청주에 공장을 설립한 이후 안산공장에서는 락스와 세제, 배수관 세정제를, 청주공장에서는 화장품 임가공과 샴푸·린스 등을 OEM(주문자위탁생산)으로 생산하고 있다. 6년 전 10명에 불과했던 청주공장 직원은 123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5억원 규모였던 매출도 220억원으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뒀다. 청주공장의 주매출처는 LG생활건강. 일·생활 균형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원앤씨 청주공장(공장장 김용진)을 찾았다.



가족이 인정해주는 회사

김용진 이사가 휴게실 벽면에 걸린 사진들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가정에 보탬이 되는 복지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 개개인의 만족 못지 않게 회사에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가족에게 인정받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용진 이사(청주공장장)는 출근이 기대되는 일터 문화를 만들려면 직원 개개인은 물론 가족까지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경사를 챙기고, 생일과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고, 군대 가는 아들을 둔 부모에게는 메시지를 보내고, 결혼식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회사가 직원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지 확인시켜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수능을 보는 자녀를 둔 직원이 있으면 둘러앉아 찹쌀떡과 엿을 나눌 정도로 ㈜원앤씨 분위기는 가족적이다. 소소하지만 세심한 배려가 남다른 ㈜원앤씨의 복지제도는 직원 감동을 최우선으로 한다.

위로가 필요할 땐 위로를, 격려와 응원이 필요할 땐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가족돌봄 휴직제도와 시차 출퇴근제는 물론이고 육아휴직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출산 및 양육지원제도, 배우자 출산휴가 및 출산전후 휴가, 수유시간 지원을 통해 일·생활 균형 문화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정시 퇴근이 가져온 변화

원앤씨 부설연구소 / 김용수

㈜원앤씨 청주공장은 매주 수요일을 정시 퇴근의 날로 운영하고 있다. 제품 생산도 중요하지만 일주일에 하루는 가족을 위한, '저녁 있는 삶'을 보장해 주자는 취지다. 잔업을 없애는 대신 평일 조금 더 열심히 일하자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루 3시간 일을 안 한다고 해서 일이 밀리지는 않더라고요. 8시간 정상근무시간에 10개 만들 것을 11개 만들면 3시간 일할 것이 보완 됩니다. 정시 퇴근을 위해서는 회사도 노력해야 하지만 직원들도 호응해야 하는데, 서로 협조가 잘 된 것이지요."

김용진 이사는 정시퇴근이 직장문화 개선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퇴근시간에 맞춰 직원들을 배웅한다는 김 이사는 통근버스를 타러가는 직원들의 표정과 발걸음이 밝고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매일 매일 퇴근시간마다 직원들의 표정을 살피는 것은 김 이사의 중요한 하루 일과 중 하나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표정으로 살피고 건강 상태도 챙기면서 무엇을 어떻게 더 도와줄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권위는 일찌감치 벗어던졌다. 식당에서도 직원이 최우선이다. 공장장인 김용진 이사와 관리팀 우재하 실장은 직원들이 식사를 다 마친 이후에야 점심을 해결한다.

이런 노력에 대해 김용진 이사는 "열심히 힘들여 일한 사람이 먼저 먹는 것이 맞다"고 했고, 우재하 실장은 "직원을 소중하게 여기는 실천"이라고 설명했다.


차이를 인정하는 조직

원앤씨 생산라인 / 김용수

㈜원앤씨의 근로자 채용에는 차별이 없다. 많을때는 8명에 달했던 외국인 여성이 현재도 6명 근무하고 있다. 청각 장애를 가진 여성 근로자도 2명이 짝을 이뤄 일하고 있다.

"처음엔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적극적 추천을 받아 채용했는데, 일을 정말 잘 했어요. 비슷한 장애가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망설이지 않고 채용했습니다. 다들 각자 역할을 참 잘해주고 있습니다."

조선족,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원앤씨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주여성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의 차이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조직의 문화 다양성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

원앤씨 직원들 편의를 위한 휴게실
원앤씨 직원들 편의를 위한 휴게실 온돌

직원 개개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약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복지제도를 만들고 직원간 화합을 꾀하기 위해 ㈜원앤씨는 봄·가을 야유회를 마련하고 여성 휴게실을 특화했다.

㈜원앤씨 청주공장 곳곳에는 마사지기, 러닝머신 등 다양한 기구를 갖춘 여성휴게실과 남성휴게실이 갖춰져 있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 특성을 고려해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피로를 풀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여성휴게실에는 특별히 온돌을 넣었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시설 지원을 받기도 했고 자체적으로 시설과 집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차별 無 취업기회 확대

원앤씨 생산라인 / 김용수

전체 123명의 종업원 가운데 여성은 75명. ㈜원앤씨는 고용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복지제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인력규모가 급격히 늘어나 중간관리자들의 직무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원앤씨는 충북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충북고용혁신프로그램 '출근이 기대되는 일터문화 조성사업'을 신청했다.

우재하 실장은 "직급별 관리자 교육과 가족동반 프로그램이 특히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원앤씨는 오창공장 부지에 공장을 증축하고 있다. 조직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부설연구소를 강화해 자체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여성친화우수기업인 원앤씨 김용진 이사가 직원들의 복지정책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체계적 인력수급을 위해서는 채용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상황. ㈜원앤씨는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와 함께 기업맞춤형 직업교육 훈련, 직장적응교육을 통해 고용유지율을 높일 계획이다.

연령, 장애 등 차별을 없애고, 결혼이주여성과 북한이탈주민, 장애인을 채용해 다양한 계층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김용진 이사는 "진경복 대표께서는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근로자의 동반성장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며 "직장 회계와 기업 이윤을 공개해 투명한 기업을 만들고, 근로자가 만족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복지제도뿐 아니라 임금인상을 위한 임금체계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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