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식구 저녁식탁 구색 갖추니 12만원 '훌쩍'
감자 1개 1천원·양파 1망 4천원 채소류 비싸 '멈칫'
삼치·갈치 각 1만2천원 등 수산물 역시 고공행진
세탁세제 한달새 10%↑ 등 공산품도 줄줄이 인상

치솟는 식탁물가 속에서 28년차 주부인 반계숙씨가 청주시 용암동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감자, 과일, 채소류 등을 사고 있다. 반씨의 저녁 장보기를 동행취재했다. / 신동빈
치솟는 식탁물가 속에서 28년차 주부인 반계숙씨가 청주시 용암동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감자, 과일, 채소류 등을 사고 있다. 반씨의 저녁 장보기를 동행취재했다. / 신동빈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여당의 압승, 자유한국당 참패로 끝난 6.13 지방선거와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의 이슈에 밀려 민생은 뒷전으로 물러났다. 이제는 먹고사는 문제인 '민생'을 챙겨야 할 때이다. 오는 7월 근로기준법 개정 시행을 앞두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인들은 기업활동과 서민경제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고용 감소와 최악의 실업률, 소비심리 위축, 치솟는 식탁물가 상승도 크나큰 문제점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부매일은 민선 7기 출범을 앞두고 챙겨야 할 민생현안을 5회에 걸쳐 진단한다. / 편집자주 

"물가가 너무 올라서 장보기가 싫어요. 무서워요. 안 먹고 살 수도 없고…."

28년차 주부 반계숙(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씨는 요즘 치솟는 식탁물가를 실감하고 있다. 10년째 여성소비자연합 청주지부 물가모니터원으로 활동중인 반씨는 "한번 오른 물가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지난 12일 청주시 용암동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반씨의 장보기를 동행취재했다.

반씨는 세 식구 저녁메뉴로 불고기반찬, 감자·가지조림, 삼치구이, 미나리물김치, 과일 두 종류로 정하고 재료를 구입한 결과 총 12만3천270원에 달했다.

"감자가 고기값 수준이라 감자요리를 아예 안 해먹었어요. 감자 하나에 1천원꼴로, 4월에는 주먹만한 거 하나가 3천원까지 올랐었어요."

가격이 치솟았던 감자는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여 반씨는 오랜만에 감자반찬을 올리기로 했다. 감자·가지조림을 위해 가지도 3개 1천980원 짜리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대파는 1단에 1천880원, 양파 1망에 4천280원, 당근 1개에 900원. 채소류는 가격이 올라도 기초재료라 사지 않을 수가 없다. 대파는 지난달 2천780원까지 올랐었다.

"채소류는 한번 가격이 오르면 크게 내려가지 않아요. 농가에서는 매년 똑같은 가격에 파는데 유통마진 때문에 비싼 것 같아요."

애호박은 한달새 1개 600원에서 750원으로 올랐고, 파프리카도 1개에 1천280원이나 해 구입을 포기했다.

여름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미나리 물김치를 담그기 위한 재료도 샀다. 미나리 1단에 2천580원, 무 1개 1천780원, 오이 3개 1천580원, 깐마늘(100g) 1천380원이었다.

 

[표] 주부 반계숙씨 저녁 장보기 구입 내역
품목 개수 가격
감자 3개 3000원
양파 1망 4280원
대파 1단 1880원
당근 1개 900원
가지 3개 1980원
미나리 1단 2580원
1개 1780원
오이 3개 1580원
깐마늘 100g 1380원
참외 5개 9480원
수박 1통 16800원
한우 불고기용 3인용 27600원
삼치 1마리 11900원
두루마리 휴지 30롤 19900원
세탁세제 6kg 14850원
라면 5개 33800원
합계=12만3천270원    

 

불고기용 고기는 세 식구가 한 끼 먹을 양으로 2만7천600원(한우) 어치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농협 하나로마트 육류담당자는 "나들이철을 맞아 한우, 특히 구이용이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닭고기, 계란에도 시선이 갔지만 사지는 않았다. 닭고기는 1마리(1.2㎏)에 5천980원으로 한달전 5천280원에서 다소 올랐다.

계란은 지난해 AI파동으로 워낙 가격이 뛰었다가 내림추세로 30개입 4천380원 선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절반수준이지만, 한달전 2천980원에 비하면 오른 것이다.

생선코너 앞에서는 고민의 시간이 길었다. 수산물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삼치, 갈치, 고등어, 오징어를 놓고 고르다가 결국 삼치 1마리만 선택했다. 삼치 생물 1마리에 1만1천900원, 갈치는 국산 1마리에 1만1천900원, 세네갈산 1만4천900원이었다. 한달전 9천900원에서 가격이 뛰었다.

"아들이 생선을 좋아해서 거의 매일 식탁에 올리는데 갈치, 삼치가 많이 올랐어요. 외국산 생선은 물이 오염되지는 않았을까, 유통과정에서 상하지 않았을까 걱정돼서 국산만 사요."

'국민생선' 고등어(자반) 역시 1손에 6천900원, 노르웨이산 8천900원의 가격표가 달려있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1마리에 3천원을 웃돌던 '金징어' 오징어는 손바닥만한 사이즈가 3마리에 6천800원이었다.

주부 28년차 반계숙씨가 저녁 장을 보고 있다. 참외는 5개에 9천48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 신동빈
주부 28년차 반계숙씨가 저녁 장을 보고 있다. 참외는 5개에 9천48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 신동빈

제철과일도 아직 저렴한 수준은 아니다. 참외는 5개에 9천480원이었고, 수박은 2만800원짜리를 1만6천800원에 할인하고 있어 구입했다.

매일 사용하는 공산품들도 줄줄이 올랐다.

"휴지는 할인을 해도 비싸요. 한달새 1천200원이나 올랐네요."

두루마리 휴지 30롤에 2만5천600원인데 할인을 받아 1만9천900원에 구입했고, 세탁세제(6㎏) 1만4천850원, 라면 5개입 번들(3천380원)도 장바구니에 넣었다.

꽁치통조림(400g)은 2천980원에서 3천580원으로 인상됐다. 세탁세제는 전월대비 10%, 전년동월대비 2% 올랐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