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 키워드는 '융합'… 지역·기업 교육기반 함께 만들어야"

류희찬 한국교원대학교 총장이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교원대 도서관 내 '시민휴(休)'에서 인터뷰를 하며 지역의 미래인재양성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명문고 육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 

류희찬 한국교원대학교 총장은 미래교육의 키워드로 '융합'을 꼽았다. 현재 각각의 교과목으로 구분돼 있는 '도시락형' 교사 양성으로는 미래교육을 대비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융합교육을 위해서는 교원양성대학의 학제를 5년제 또는 6년제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융합교육에는 교육기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첨단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지역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함께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엿다.

류 총장은 지난 2016년 3월 제 10대 교원대 총장으로 취임해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있다. 류 총장은 지난 3년 ACE+사업을 통한 교육과정 혁신과 융합교육연구소 설립, 미래형도서관 개관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류 총장은 마지막 임무로 교원대부고의 오송이전과 학생들을 위한 교육·생활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막중한 임무 수행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류 총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주

▶지난 3년 교원대학교를 이끌어왔다. 그동안 소회는

-'작지만 당당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기치로 열심히 했다. 지난해 미래도서관을 완공했다. 학교 구성원들을 위한 공간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했다. 교원대의 교육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진로, 진학 등 컨설팅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2018년 교육부의 5주기 교원양성기관평가에서 학부, 대학원 등 3개 분야에서 A를 받았다. 전국에서 유일한 결과다. 학부는 1천점을 기준으로 800점 이상이면 A등급인데 교원대는 900점을 넘겼다. 교육과정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임용고사 합격률도 전국평균인 70%를 훌쩍 웃돈다. 교사가 적성에 안 맞아 포기하는 학생들을 제외하면 임용고사 합격률은 100%에 가깝다. 지난 3년간 학생과 교직원들이 똘똘 뭉쳐 많은 성과를 거뒀다.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
 

류희찬 한국교원대학교 총장이 지역의 미래인재양성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명문고 육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
류희찬 한국교원대학교 총장이 지역의 미래인재양성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명문고 육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

▶취임당시 다양한 교육계층이 모이는 교원대의 특수성을 살려 교육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는 '교육광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광장'이라는 이름을 얻기 위해서는 명성을 쌓아야 한다. 교원대는 교원양성대학으로서의 명성을 얻어야 한다. 그동안 교원대를 찾는 교육종사자들이 많이 늘었다. 교장, 수석교사, 교사 직무연수, 세미나 등이 수시로 열리고 있고 있다. 학교현장에 안전교육, 인구교육 등 새로운 분야의 교과목이 생겼고 관련 교육과정을 대학원에 개설해 운영하며 특화된 분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교사양성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전국에서 교사 1만 명이 교원대에서 연수를 받는다. 이러한 교육인프라를 구축하며 교육광장의 명성을 얻기 위해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고 있다. 15년 뒤 개교 50주년이 된다. 그때 교원대를 거치 간 모든 교육인사들이 모여 교육축제로 명실상부한 교육광장을 완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학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약속했던 '교사교육공동연구소'와 '미래첨단교육연구소' 설립은

-미래교육을 준비할 수 있는 교원양성과 교사들의 교육방향을 연구하는 '교사교육공동연구소'와 '미래첨단교육연구소'의 기능을 합쳐 융합교육연구소를 3년 전에 만들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융합형교육의 일종인 중학교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의 중학교 80%에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예비교사들은 융합교육과목을 필수로 이수하고 학교현장에 접목시켜야 한다. 융합적인 사고와 안목을 갖춘 교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융합교육연구소가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수출로 교원대의 미래형 먹거리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현재 박사급 연구원 2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학부설기관으로 예산도 부족하다. 교육부 산하 연구소 또는 중점연구소로 확장하고 전임교수도 5명 정도 배치할 예정이다.

▶미래형 교육을 강조한다. 어떤 의미인가

-미래교육의 키워드는 '융합'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도시락형'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각각 분리돼 있는 도시락 반찬칸처럼 수학, 과학 등 각각의 교과목으로 구분해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융합교육에 초점을 두고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교육선진국들은 교육학부로 바뀌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융합교육을 하기 위해서 4년은 부족하다. 앞으로 교원양성대학은 5년제 또는 6년제로 학제를 바꿔야 한다. 학부과정에서는 전공과 다양한 교양교육을 쌓아야 한다. 전공을 중심으로 최소 다른 과목 4~6개와의 융합교육을 받고, 융합교육실습에 1년 내지 2년간 집중투자해야 한다. 학제변경으로 늘어나는 교육양성기관의 교육과정에 대한 학위문제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융합교육에는 지역사회와 기업 등의 협조체계도 중요하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지역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시너지효과창출해야 한다.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커리큘럼은

-교육부의 2017년 대학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ACE+사업)에 선정돼 미래교사 양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커리큘럼을 연구하고 있다. 4년간 매년 5억원씩 지원받아 학부교육과정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학부교육과정은 3가지다. 교양, 전공, 비교과 등 3가지 분야의 판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학습관리시스템인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개발 등 교육과정의 변화를 이끌었다. 학생들은 입학하면서부터 4년 동안 성적과 진도, 출석 등 학사전반을 컴퓨터시스템으로 기록해 변화과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변화의 핵심은 융합이고 코딩, 빅데이터다. 이 3가지는 학교현장에 나가기 전 예비교사들이 갖춰야 할 핵심역량이다.

▶교육환경의 변화에 따라 교사상도 변화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교사상은

-교원대의 미래지향적인 교사상은 'HIGHER'로 함축된다. 교사는 능력보다 인성이 우선돼야 한다. 융합교육에 대비한 통합지성을 기르고,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안목을 키워햐 한다. 또한 학교현장에서 학생, 교사 등 구성들간의 조화가 필요하고 교실전문가로서 수업을 이끌고, 혁신적인 마음을 갖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ACE+사업과 융합교육연구소 등을 통해 교육과정을 바꾸고 코이카(KOICA) 등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류희찬 한국교원대학교 총장이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교원대 도서관 내 '시민휴(休)'에서 인터뷰를 하며 지역의 미래인재양성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명문고 육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 

▶지역사회·기관·기업·주민과 화합·상생을 강조했다. 앞으로의 구상은

-학교 이름을 충북교원대학교로 바꾸기는 쉽지않지만 이젠 '지역과 함께 세계로' 나갈 것이다. 그동안 지역대학으로서의 역할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역과의 상생방안을 임기동안 다각도로 모색했다. 미래도서관에 만든 주민공간도 그 중 하나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태극기 전시회도 열었고, 오는 6월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기타리스를 초청해 관현악협연을 무료로 기획하고 있다. 교원대 학생들이 지역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역과 함께 세계로 점프하는 대학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교원대부고의 오송 이전사업을 성사시키는 것이다. 이 사업은 4년 장기프로젝트로 예산이 총 583억원 들어간다. 올해는 부지매입에 필요한 100억원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지원이 필요하다. 학교부지 매입 등 법적으로 자치단체에서의 지원이 가능하다. 지역의 첨단기업들도 지역인재양성에 함께 나서야 한다. 개교한지 35년이 되면서 각종 시설이 많이 낡았다. 올해 학생기숙사 일부를 BTL사업으로 전환하고 교양관 리모델링, 운동장 시설개선 등 학생들을 위한 주거시설, 교육환경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류희찬 한국교원대학교 총창 /김용수
류희찬 한국교원대학교 총창 /김용수

▶마지막으로 대학 구성원과 지역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국교원대학이 아닌 충북의 교원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 3년 구성원들과 지역사회를 찾아다니며 소통했다. 그 결과 대학의 변화가 느껴졌다. 구성원들이 학교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남은 임기동안 지역사회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다. 교원대를 믿고 격려해주시고 혹여 실수를 하더라도 일하는 과정으로 이해해 주길 당부드린다. 지역과 대학은 한몸이라는 일심동체의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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