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주 作 속리설경
장영주 作 속리설경

보은(報恩)은 은혜에 보답한다는 말이다. 사람이 크던 작던 입은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최상의 가치로 삼는 것은 높은 인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는 탈무드보다 수승한 평생 가르침인 옛 조선 단군 시대부터의 가르침인 '참전계경(參佺戒經)'이 있어왔다. 인간이 살면서 맞닥뜨릴 수 있는 366사건에 대한 가장 슬기로운 솔루션을 제시하는 지혜의 보고이다. 후세 고구려의 명재상인 '을파소'께서 동량을 기르기 위해 편집, 교육하였고 고려의 '이암' 선생이 정성, 신의, 사랑, 구제, 화, 복, 보답, 응답의 8장으로 묶었다. 366사중 제284사 보(報)는 '하늘이 악한 사람에게는 재앙으로써 갚고, 착한 사람에게는 복으로써 갚는 것이니 이에는 6계(階)와 30급(及)이 있다.'라고 가르친다. 은혜를 갚음에도 경중과 완급 등의 계급이 있다는 말씀이다. 법주사 입구에는 왕의 행차에 가지를 들어 왕의 은혜에 예를 표했다는 다분히 정치적인 존재의 우람한 정이품송이 있다.

합산해 보면 보은 속리산(俗離山) 법주사(法住寺)는 '번잡한 속세를 떠나 영원한 법에 머무는 것이 하늘의 은혜에 답하는 것'이라는 비의가 틀림없고 모든 이의 영원한 로망이 아닐 수 없다. 천황봉(1천58m)을 중심으로 관음봉, 비로봉, 신선대, 경업대, 문장대, 입석대 등 해발 1천m 내외의 산봉우리들이 둥근 병풍처럼 연이어 솟아있다. 임경업 장군이 스승을 모시고 문무와 신선도를 수련하던 곳이라 하여 경업대가 있다. 임경업 장군이 마시고 힘을 길렀다는 장군수가 있고, 매일 아홉 개의 봉우리들을 일주해 뛰는 것이 임경업 장군의 아침조깅이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힘이 좀 길러지자 그만 하산하겠다고 우쭐대는 임경업 장군에게 스승이 본보기로 바위를 내려 쳐 쪼갰다는 좁은 바위 통로도 있다. 경업대는 경북 상주에 속하고 문장대는 속리산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뷰 포인트이다.

거대하고 고색창연한 법주사 팔상전은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유일한 5층 목탑으로 1606년 재건축 됐다. 중심기둥을 5층까지 질러 세워 겉으로 보면 5층이나 안으로는 통째가 하나인 귀중한 건축물이다. 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 폭의 그림으로 나누어 그린 팔상도를 간직하고 있다. 보은을 고향으로 둔 송명호 님이 추천한 매표소 입구 좌측의 경희식당은 속리산에서 나는 산채반찬이 한상 가득한 웰빙식당이다. 1960년대 부터 속리산의 산채를 주재료를 삼아 개업하고 '한국의 맛있는 집 777'선에도 올랐다. 좀 비싼듯하지만 남은 반찬은 모두 싸서 가져 갈 수 있으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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