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꿈은 은퇴전까지 전국체전 30연패 목표

이윤철 음성군청 해머던지기 선수가 지난 12일 충북 보은공설운동장에서 훈련에 앞서 손에 테이핑을 하고 있다. /정세환
이윤철 음성군청 해머던지기 선수가 지난 12일 충북 보은공설운동장에서 훈련에 앞서 손에 테이핑을 하고 있다. /정세환

국내 모든 체육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제103회 전국체육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체육의 불모지로 꼽히는 충북이지만, 충북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에 전국체전을 앞두고 중부매일이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우수·유망주·장애인 선수 10명을 만나본다. 매주 월요일 본보에 게재될 우수 선수 중 첫 번째로 소개할 선수는 전국체전 18연패, 한국 육상 투척 종목의 현재 진행형 전설인 이윤철 음성군청 해머던지기 선수다. /편집자 주

"앞으로의 계획이요? 은퇴하기 전까지 전국체전 30연패는 해야죠."

충북 보은공설운동장에서 만난 이윤철(41)음성군청 해머던지기 선수는 자신만만하게 미래 목표에 대해 말했다. 그는 "올림픽·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무로후시 고지 선수는 일본의 전국체전을 딱 20연패 하고 선수 생활을 은퇴했다"며 "앞으로 전국체전 30연패를 하려면 50대에 은퇴해야 하는데,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윤철 음성군청 해머던지기 선수의 왼손. 손가락 마디 끝에 박히 굳은살이 인상적이다. /정세환<br>
이윤철 음성군청 해머던지기 선수의 왼손. 손가락 마디 끝에 박히 굳은살이 인상적이다. /정세환

30년이면 한 세대가 흐를 정도의 긴 시간인데, 그 긴 시간 동안 한 번도 안 빼놓고 우리나라 1등을 유지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이윤철 선수의 자신감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지난 2017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73.77m라는 한국 신기록을 세운 이 선수는 21살부터 지난 2019년까지 전국체전 18연패를 달성했다. 현재 국내에는 70m 이상을 던지는 선수가 없을 정도로 그의 기록은 독보적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개최가 취소되지만 않았으면 벌써 전국체전 20연패를 달성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 선수가 처음부터 해머던지기에 두각을 드러냈던 것은 아니다. 전북 군산 출신인 그는 조정 선수로 전북체고에 입학했으나, 이후 해머던지기에 큰 매력을 느껴 종목을 변경했다. 이 선수는 "해머를 빙글빙글 돌리다가 던지는 것이 재밌어 보였다"며 "어린 마음에 멀리 날아가는 해머가 그렇게나 멋있어 보였다"고 회상했다.

고교 시절 해머던지기를 시작하게 된 이 선수는 압도적인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출중한 재능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체대 1학년이었던 20살,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가 찾아왔다. 학생 대회에서 사용하는 해머추 무게는 6㎏인 반면 성인 대회의 해머추는 7.26㎏로 더 무거운데, 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는 "20살 때 허리, 무릎 등을 크게 다치면서 보강운동의 필요성을 몸소 깨달았다"며 "이후부터 시작한 관절 위주의 보강운동이 선수생활을 오래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선수는 이듬해인 21살부터 전국체전을 우승했다.

이윤철 음성군청 해머던지기 선수가 지난 12일 충북 보은공설운동장에서 해머던지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정세환<br>
이윤철 음성군청 해머던지기 선수가 지난 12일 충북 보은공설운동장에서 해머던지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정세환

이 선수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아쉬운 점으로 '관심 부족'을 꼽았다. 해머던지기가 유명하지 않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대회가 많지 않고, 결국 제대로 된 선수를 키울 여건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은 연간 20~30회의 대회가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10회도 겨우 유지되는 수준"이라며 "해머던지기를 비롯해 투포환,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등 한국 투척 종목의 발전을 위해 도민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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