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선정 명소·고속도로 접근성 최적… 수도권·경남서도 방문"

사정국민학교 옛터 표지판과 전경
사정국민학교 옛터 표지판과 전경

[중부매일 이지효·윤소리 기자] 중부매일이 이번에 찾은 폐교는 음성군 음성읍 사정리 949번지에 위치한 무극초등학교 사정분교다.

음성 IC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3형제 저수지 중 한곳인 사정저수지를 바라보고 있다.

이곳은 지난 2021년 솔부엉이캠핑장으로 변신해 사정국민학교 19회 졸업생인 김종구(솔부엉이캠핑장 대표)씨와 그의 동기들이 운영하고 있다.
 

무극초 사정분교 1회 졸업생 사진
무극초 사정분교 1회 졸업생 사진

무극초 사정분교는 1939년 3월 음성 제2상소학교 부설 사정간이학교로 인가 받아 같은 해 4월 23일 사정리 회관에서 개교식을 가졌다.

이후 1943년 3월 사정공립국민학교로 승격됐고 1945년 8월 20일 해방 후 3학급 86명으로 개교했다.

이후 계속 인원이 늘어 1949년 4월에는 4학급 편성으로 115명, 1952년 4월에는 6학급까지 편성됐다.

1985년 2월 1천225명이 제37회 졸업식을 가졌으나 그해 3월 1일 무극국민학교 사정분교장으로 개편됐고 농촌지역 학생수 감소로 10년 후인 1995년 3월 무극국민학교로 통·폐합 됐다.

솔부엉이캠핑장으로 사용되기 전 이곳은 중고책을 판매하는 민스북이 서점 창고로 대부 운영했었다.

무극초 사정분교 교단. 옛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무극초 사정분교 교단. 옛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이후 민스북이 나가고 학교 관리가 잘 안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폐허가 됐었다고 했다.

당시 사정국민학교 19회 졸업생인 김종구씨와 김연수, 이상각씨 등 동문 5명이 주축으로 동창회에서 학교를 살리기 위해 의견을 제시했고 학교를 동문회 사무실 등으로 활용하며 동문회 사랑방으로 쓰기로 했으나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수익사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정분국민학교 19회 동문회 왼쪽부터 이상각, 김연수, 김종구씨
사정분국민학교 19회 동문회 왼쪽부터 이상각, 김연수, 김종구씨

1천90여㎡(3천600평)넓은 부지와 조용한 산세를 활용해 캠핑장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를 실천하게 됐고, 현재 39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김종구 대표는 "큰 수익은 없지만 학교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여러 지역에서 이곳을 찾아주니 좋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에 사는 인근 주민은 물론이고 수도권, 대전, 김해, 세종 등 여러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며 입소문을 내고 있다.

솔부엉이 캠핑장 사이트. 한 구역에 텐트 2개를 설치할 정도로 넓게 만들었다. /윤소리
솔부엉이 캠핑장 사이트. 한 구역에 텐트 2개를 설치할 정도로 넓게 만들었다. /윤소리

이곳 캠핑장의 특징은 6m인 다른 캠핑장에 비해 한 사이트의 규모가 12m로 2배 이상 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어차피 캠핑하러 오면 쉬러 오는 것인데 이곳에서까지 사람들이 복작댈 필요는 없지 않냐"며 "한 사이트당 주말에는 4만 5천원 주중에는 4만원의 이용료만 받고 있다"고 밝혔다.

솔부엉이캠핑장 배치도
솔부엉이캠핑장 배치도

마침 출장을 갔을 당시는 목요일로 주중이었지만 이곳을 즐겨찾는다는 대전에서 온 최모씨를 만날 수 있었다.

한달에 두번, 겨울에는 3개월간 장기적으로 묵어간다는 최씨는 "계절따라 명당 장소가 따로 있어 거의 모든 사이트를 이용해봤다"며 "특히 한 사이트의 면적이 다른 곳보다 2배 이상 넓은 점이 가장 큰 장점이고 한 사이트에 작은 텐트 2개를 치고 왔다갔다해도 이용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자주 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캠핑장이 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사업에 선정돼 홍보가 많이 돼 있는 상태"라며 "네이버 예약 시스템도 운영중이며 음성 IC에서 1km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고 덧붙였다.

솔부엉이캠핑장 간판
솔부엉이캠핑장 간판

사정리는 예로부터 안동김씨 18세손인 김혜 공이 임진왜란때 피신하다 낙향한 곳으로 후학 양성을 위해 '간와당'이라는 강당까지 세워 교육으로 유명한 곳이다.

사정1리와 사정2리를 통틀어 강당마을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을 감싸고 있는 산이 부용산이다.

김 대표는 "어릴때부터 부용산에서 부엉이 우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며 "마을 어르신들께 물어보니 그 부엉이가 바로 솔부엉이었다고 해서 우리 캠핑장을 '솔부엉이캠핑장'이라고 이름지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 후손들에게 우리가 공부했던 학교를 떳떳하게 남겨주고 싶었다"며 학교를 가꾸고 지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솔부엉이캠핑캉 키즈카페
솔부엉이캠핑캉 키즈카페

주로 가족단위로 이곳을 찾는다는 김 대표는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니 방문객들도 만족하고 있다"며 "우리 손주가 5살인데 거기서 힌트를 얻어 모래놀이터도 만들고 수영장, 방방(트렘펄린) 등을 만들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지난 5월에는 사정국민학교 총동문회를 개최해 2회 졸업생부터 39회 졸업생까지 250여명이 모였다.

솔부엉이캠핑장 김종구 대표, 사정국민학교 19회 졸업생이자 총동문회장 출신이다.
솔부엉이캠핑장 김종구 대표, 사정국민학교 19회 졸업생이자 총동문회장 출신이다.

김 대표는 "동문들이 깨끗하게 정비된 학교를 보고 행복해하고 잘 지켜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인정해줄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캠핑장을 운영하기 전에는 젊은이들이 야박하고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곳을 찾는 가족을 보면 부모들도 믿음직스럽고 아이들도 예의바르고 인사성이 밝다"며 "그들이 왔다간 후에는 쓰레기 하나 없이 말끔히 치우고 간다"며 "대화가 없는 가정이 문제지 이렇게 야외에서 가족들간 소통하고 함께 하는 가정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가족과의 대화, 부모들의 생각,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점 등을 소리없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 학교를 주축으로 관광 개념의 시골로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종구 대표와 음성 무극초등학교 사정 분교 동문들이 캠핑장 운영 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소리
김종구 대표와 음성 무극초등학교 사정 분교 동문들이 캠핑장 운영 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소리

사정리 인근에는 6·25전쟁 첫 승리를 거둔 음성 감우재 전투를 기념해 만든 감우재전승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다.

"사정리를 감싸고 있는 부용산과 감우리를 잘 엮어 관광테마코스로 만들어 잊혀져 가는 우리의 역사를 후대에 잘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에는 아직도 생극 양조장이 운영되고 있어 우리 캠핑장에 오면 생극 양조장에서 만든 수제 맥주도 맛볼 수 있지요."

김 대표는 "사정리는 음성읍이지만 음성읍과는 8km가 떨어져 있고 금왕과는 4km가 떨어져있어 음성중에는 낙후된 곳이지만 사정리 학군과 사정저수지, 감우리까지 잘 엮어 더 좋은 마을이 됐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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