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기준 지난달 150여명 → 50여명
대전 심정지 80대 환자, 이송지연으로 사망판정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실 문 앞에 응급실 환자 진료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는 가운데 응급실을 찾은 방문객이 출입문 너머 내부를 들여다 보고 있다. /손수민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실 문 앞에 응급실 환자 진료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는 가운데 응급실을 찾은 방문객이 출입문 너머 내부를 들여다 보고 있다. /손수민

[중부매일 이재규 기자] 충북 전공의 이탈이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주말 충북대병원 응급실 운영에 큰 차질을 빚었다. 

26일 충북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24~25일 응급실 수용 환자는 각각 49명, 58명으로 불과했다.

충북대 병원의 지난달 평균 응급 환자 수는 130명이다. 

평일에는 100여명, 주말에는 150여명의 환자를 수용했다. 

지난달 평균 응급 환자 수 대비 지난 주말 환자 수는 평소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충북대병원에서는 경증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의 불편을 겪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충북대학교병원 야간 응급실에서는 현재 전공의 부족으로 안과 진료를 볼 수 없다.

다른 병원에서 환자가 늘어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환자들이 2차병원(종합병원)을 가거나 전문병원으로 발길을 돌린 경우도 있었다.  
 

전공의 집단사직이 예고된 20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청주의료원, 충북대병원, 청주성모병원 등을 잇따라 방문해 비상 진료대책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청주의료원을 찾아 병원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 충북도 
전공의 집단사직이 예고된 20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청주의료원, 충북대병원, 청주성모병원 등을 잇따라 방문해 비상 진료대책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청주의료원을 찾아 병원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 충북도 

청주성모병원 관계자는 "일부 과에서 토요일 오전 외래진료를 했지만 주말에 응급실 환자가 1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청주 한 병원 관계자도 "병원 내원객 중 충북대 병원에서 관절 환자를 보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 병원에서 급하게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관절, 절단 관련해서 최근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까지 충북지역 전공의 이탈 현황은 충북대병원 120여명, 청주성모병원 20여명, 건국대 충주병원 10여명 등으로 전날과 비슷하다.

정부는 이날 오전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29일까지 돌아온다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편 대전에서 80대 심정지 환자가 응급실 이송 지연을 겪다가 50여분 만에 사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3일 정오께 의식 장애를 겪던 A(80대) 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갔으나 전화로 진료 가능한 응급실을 확인하다 53분 만에야 대전의 한 대학병원(3차 의료기관)에 도착한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병상 없음, 전문의·의료진 부재, 중환자 진료 불가 등 사유로 병원 7곳에서 수용 불가를 통보받았다. A씨가 최종 사망 판정을 받은 병원은 처음에 수용 불가 의견을 내놓은 곳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의식 장애 신고 후 30여분 만에 심정지가 왔지만, 당시 원격으로 의료 지도를 하던 전문의와 보호자 의견에 따라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응급실 이송 지연 사례와 관련해 병원에 조사단을 파견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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