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위기 딛고 내년도 K리그2 참가 확정
오세현 시장, 페이스북서 "가슴이 가자고" 심경 밝혀
시민구단 전환 가능성… 선수 확충 다각도 노력 필요

[중부매일 문영호 기자] "참으로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 머리는 그만이라고 하는데, 가슴은 계속 가자고 보챘습니다. 줄어들 게 뻔한 지방세수로 인해 시는 긴축재정을 해야 하는데, 해맑은 표정으로 저와 인사를 나누던 어린 학생들(유소년축구선수)의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혔습니다. 이번 결정을 반기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실 것이라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오세현 아산시장이 고심 끝에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 지원을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오 시장은 지난 20일 밤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업무추진비를 30%나 줄이는 등 긴축재정을 하고 있는 오 시장은 재정 문제를 고려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의 결정은 해체 위기에 놓였던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을 살린 것이나 마찬가지 이다. 이같은 방침이 결정되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같은 날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의 2019시즌 K리그2 참가를 승인했다.

프로축구단은 내년에도 K리그 2부리그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의경 선수 수급이 끊기더라도 시민구단으로 전환할 수 있는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아산시가 1년에 19억5천만원의 구단 운영비를 지원하고 경찰청이 선수를 수급하는 방식으로 무상으로 선수 수급과 협찬사 후원금등으로 이뤄지는 상황으로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은 창단 2년차인 올해 프로축구 K리그2 에서 우승하면서 1부 리그 승격을 눈 앞에 뒀다. 그러나 지난 9월 정부의 의경 폐지 방침에 따라 경찰청이 무궁화축구단 의경 선수를 모집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잔류선수는 14명으로 축소됐다.

14명의 선수들도 내년 9월이면 모두 군 대체복무를 마치게 된다.

프로 리그에 참여하려면 최소 선수가 20명 이상 이어야 하는데 선수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프로축구연맹은 아산무궁화의 1부 리그 승격자격을 박탈했고 내년 2부 리그 시즌 참가마저 불투명해 졌다.

그러나 선수수급 차질로 구단이 해체 위기에 몰리자 오세현 아산시장과 지역국회의원인 강훈식 이명수 의원, 축구단 관계자들이 경찰청, 경찰대학, 행정안전부, 국회, 국방부 등을 찾아 다니며 구단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이에 아산시는 시민들과 축구계, 경찰대학이 최소한 내년 시즌만큼이라도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을 2019시즌 K리그2에서 뛰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따라 예산지원을 어렵게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아산시의회는 2019년도 예산안을 의결하면서 아산시가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 보조금으로 신청한 19억5000만원 중 14억 5000만원을 삭감하고 사실상 구단해체가 바람직하다는 결정을 내려 본예산에서 삭감된 14억 5000만원은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아산시의회에 다시 상정하게 된다.

아산무궁화는 아산시가 지원을 결정했지만 구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운영 규정상 K리그 참가팀은 선수 엔트리가 20명이상으로 당장 최소 6명의 추가 선수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선수 보호 등으로 정상적인 경기운영을 위해서는 30명 가량의 선수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의경 선수 외에 15명이상의 선수층이 확보돼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구단측이 선수 확보는 물론 구단 후원금을 통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후원사를 최대한 늘려 선수확보 비용을 마련하는데 힘쓰면서 다른 팀의 선수들을 최소 비용으로 임대하는 방법 등 선수 수급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

2020년 경찰 체육부대로부터 아예 선수공급이 끊기게 되는 아산무궁화는 2019시즌을 차분히 준비하면서 아산시민구단으로의 대안을 찾아나가야 한다.

한편 아산 무궁화 박성관 대표이사는 "내년 시즌 리그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신 아산시, 아산시 의회, 아산시민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특히 무엇보다도 아산시가 유소년 선수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 속에 힘든 결정을 내려주셨다. 믿어 주신 만큼 앞으로도 아산 구단은 2020년 시민구단 등 아산 축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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