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식 참여한 학군장교·학부모들도 반대 목소리

[중부매일 서인석 기자] 충북 괴산군 괴산읍에 위치한 육군학생군사학교 대연병장에서 6일 4천200여 명의 학군장교 임관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정경두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3군 참모총장, 해병대 사령관 등 고위 장성급과 각 대학교 총장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펼쳐졌다.

이날 행사장은 전국 각지에서 몰린 임관장교 및 가족, 지역주민 등 2만2천여 명의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매년 대규모 임관행사를 하고 있는 괴산이 최근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료폐기물 처리업체인 A기업이 괴산읍 신기리 일원에 하루에 86.4톤의 의료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시설 2기를 설치하겠다고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대해 원주지방환경청이 지난 1월 조건부 허가해 주면서 지역의 큰 문제로 떠올랐다.

그동안 주민들은 세 번에 걸쳐 괴산군민 총궐기대회를 열고, 신동운 괴산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5명의 군의원들이 삭발 투쟁에 나서는 등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이차영 괴산군수와 신동운 괴산군의회 의장은 원주지방환경청, 환경부를 여러 차례 방문해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의 부당성에 대해 적극 설명하고, 박덕흠 국회의원 등을 만나 정부 차원에서 해결에 나서 달라고 강력히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임관한 L씨(24·인천)는 "전국에서 온 수많은 장교후보생들이 연중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육군학생군사학교 바로 옆에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 생긴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임관장교 가족 K씨(53·서울)는 "행사장을 오다 보니 거리에 '의료폐기물 설치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이 즐비하게 걸려있는 모습을 봤다"며, "유기농 청정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괴산에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의료폐기물 소각장 건립 예정부지인 괴산읍 신기리 일원에는 380여 명이 거주하는 주민집단취락지역이 인접하고 있고, 중원대학교 및 육군학생군사학교 등 공공교육시설도 위치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은 "주민의 생존권과 환경권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괴산군 또한 청정괴산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신기리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를 막기 위해 환경·법률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단과 환경보존대책협의체를 꾸려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역주민들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글을 올려 정부가 직접 나서 검토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관련기사

키워드

#괴산군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