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알바트로스, 대붕, 박제된 천재

여러분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아직 유명해지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비하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이상의 〈날개〉에 '박제된 천재'를 생각하고, 보들레르의 '알바트로스'를 생각하고, 장자의 '대붕'을 생각하라.

드문 사람은 세상의 이방인이다.

쉽게 환영받지 못하며, 받아들여지려면 적어도 반세기나 그의 사후에나 가능한 경우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알바트로스의 큰 날개가 지상에서 그토록 무용(無用)함을 보들레르는 말했고, 대붕이 그 큰 날개로 날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지, 또 한 번 날면 그 스케일이 얼마나 거대한지에 대해 장자는 말하고 있다.

노자는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을 한다.

조헌주
조헌주

큰 그릇이 이루어지려면 스케일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듯, 그대들의 그릇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생각하라.

어쩌면 그대는 신중한 사람이며, 정성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며, 큰 그릇을 만들고 있는 장인인지도 모른다.

장인이 원을 만들며 끊임없는 변화를 거쳐 그릇을 완성해가듯, 그대는 끊임없는 좌절을, 또는 성공을, 또는 변화를 거치며 거대한 그릇을 만든다고 생각하라.

언젠가 원이 완성되어 그릇이 만들어질 때, 그대는 알바트로스가 되고, 대붕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대가 박제가 된 천재로 남게 되더라도 슬퍼하지 말라.

어느 시인의 말처럼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하라.

 

#조헌주(시인/ 인문학 강사)는

충북 청주에 거주하며 청소년의 행복에 관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시사문단 시로 등단했으며 제 17회 대한민국 환경문화대상 시부문 최우수상과 제 160회 월간문학 동화 부문 신인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저서로는 "인문학과 함께하는 청소년의 행복 찾기(청소년 철학)', '하나 사랑 그리고 별(철학 에세이)' 등이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