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에 전통문화 더했더니 '한국초콜릿' 명성
달콤함에 전통문화 더했더니 '한국초콜릿' 명성
  • 김미정 기자
  • 승인 2018.05.08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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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소상공인] 49. 본정초콜릿 이종태 대표
충북을 대표하는 향토브랜드로 성장한 '본정(本情) 초콜릿' 이종태 사장이 '본정 초콜릿의 36.5℃ 사랑이야기' 운영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1년이 365일,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자랄 때의 온도가 36.5℃, 초콜릿을 만들기 가장 좋은 온도가 36.5℃도로 세상을 더 달콤하고 더 따뜻하게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초콜릿을 받고 얼굴 찌푸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우리가 잃어버린 정(情), 잊고 사는 정(情)을 살리는 데 '본정 초콜릿'이 다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초콜릿·케이크 카페인 '본정초콜릿'은 19년간 청주에서 초콜릿으로 달콤한 손짓을 해왔다.  정(情), 행복, 달콤함, 사랑, 나눔, 선물, 이종태(56) 대표가 초콜릿을 매개로 함께 나누고 싶은 가치들이다. 이를 '본정의 36.5℃ 사랑이야기'라고 이 대표는 설명한다.

"우리가 눈뜨고 살아가는 기간이 36년이라고 해요. 우리의 1년이 365일이고, 아이가 엄마뱃속에서 자랄 때의 온도가 36.5℃에요. 또, 초콜릿을 녹여서 만들기에 가장 좋은 온도가 36.5℃입니다. 각박한 현대사회, 달콤함과 행복함을 잊고 사는데 작은 동기부여 상품이 되길 바래요."

이 대표는 서양의 초콜릿에 인삼·홍삼·녹차·매실 등 우리 농산물을 결합하고, 이를 동양의 전통옹기에 담아냈다. 

덕분에 이 옹기초콜릿은 '한국초콜릿'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일본 도쿄에 가면 뭘 사오라고 하는데 우리 지역엔 없잖아요.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지역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맛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볼거리도 주고, 전통문화도 잇고, 지역정서도 더하고 싶은 거죠."
 

본정 이종태 사장과 문현동 옹기장이 초콜릿을 담는 전통옹기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문현동 옹기장이 직접 손으로 빚은 전통옹기에 초콜릿을 담아 온도에 예민한 초콜릿을 더 맛있게 보관하고 있다. / 김용수

옹기초콜릿은 국내외 주목을 받았다. 문현동 옹기장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150년 된 수동물레로 손수 빚고 있다. 본정의 옹기는 1천250도의 가마에서 구워내고, 식히고, 유약을 바르고, 다시 구워내고, 식히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태어난다. 옹기 하나가 완성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꼬박 20일. 하지만 이 대표는 재촉하지 않는다. 건물 4층에 옹기제작실을 마련한 것도 전통의 가치를 잇기 위해서다.

"초콜릿은 온도에 예민한데 옹기는 초콜릿이 맛있게 보관되는 과학의 지혜를 담고 있어요. 본정의 가치를 올려주는 것이 바로 옹기입니다."

이 대표는 포장지 하나, 종이백 하나까지 신경을 쓴다. 특히 전통과 지역문화를 접목한 것이 눈길을 끈다. 임금이 입는 옷인 용포에 그려지는 오조룡을 포장지 디자인으로 활용해 "당신이 왕(최고)"이라는 의미를 강조했고, 화접도 작품을 포장지에 녹여 부귀, 영화,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10년 전부터 청주읍성 지도를 접목해 종이백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지역의 전통을 담는 일을 스타벅스가 하겠냐고…."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 옛 한샘학원 자리에 위치한 '본정 초콜릿' 본점. 2017년 11월 청주 성안길에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 김용수

본정초콜릿은 '호기심'에서 탄생했다. 1990년대 크리스찬 디올을 관리하는 섬유회사를 다녔던 이 사장은 프랑스 출장을 갔다가 작은 초콜릿가게 앞에 늘어선 긴 줄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이후 1998년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소자본 창업'에 나섰다. 당시 35살, 두살배기 아들의 아빠였던 그는 청주에서 조그마한 사무실을 얻어 제품개발을 시작했다. 이듬해 8월 청주시 성안길 옛 흥업백화점 맞은편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인삼옹기초콜릿이 성공하면서 이후 2004년 옛 흥업백화점 바로 옆 2층짜리 건물로 옮겼고, 2017년 11월 청주시 사창동 옛 한샘학원 건물을 인수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38평에서 시작한 본정초콜릿카페는 570평 규모로 성장했다. 매장도 청주, 서울, 대전, 중국 등 9개로 늘었다.

"맛있는 것을 건강하게, 정직하게 만들자는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1m 안의 내 반경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게 인생관입니다."

공든 탑은 쉽게 무너지지 않지만,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이 대표는 지난 20년간 1년 365일 편히 쉬어본 날이 없다.

"혜은이 노래 중에 '열정밖에 난 몰라'라는 노래가 있는데 지난날을 돌아보면 '열정'이라는 말밖에는 없습니다. 쉬는 날이 없었어요. 근로자의 날에도 혼자 나와서 매장 청소했어요."
 

'본정초콜릿'의 19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히스토리관에서 이종태 사장이 1999년 청주 성안길 오픈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변화상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본정초콜릿'의 19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히스토리관에서 이종태 사장이 1999년 청주 성안길 오픈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변화상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열정과 노력의 결과로, 중국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 푸동에 첫 해외지점을 오픈했다. 특히 중국 기업가들의 적극적 러브콜을 받아 성사된 해외진출이라는 점이 이례적이다.

"인구 2천500만명의 국제도시 상하이에 지역향토기업이 입점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껴요. 청주의 맛을 중국인들에게 알릴 수 있으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백혈병을 앓고 있던 12살 인영이의 소원을 들어준 일을 들었다.

"지난해 충북대병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아이인데 파티시에가 꿈이라며 도와줄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인영이를 초대해서 '1일 파티시에 체험'을 해줬는데 좋아하더라고요. 인영이가 직접 만든 쿠키, 초콜릿은 그동안 병원에서 도움받았던 의사, 환자들에게 나눠줬어요. 이후 한달 정도 더 살다가 세상을 떠났어요."

이처럼 누군가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일에 이 대표는 주저하지 않는다. '나눔'에 열정적인 그는 2013년부터 아프리카 식량나눔 활동을 하고 있고, 2008년부터 수익금의 일부를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이달에는 사회환원의 일환으로 '10평의 행복' 사업을 시작했다. 제과제빵 기술자들의 소자본 창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본정의 브랜드와 레시피를 무료로 내주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살자는 의미의 일종의 '상생'이다.

'쉼 없이 상상하자. 상상하며 진화하자.' 본정의 사훈이다. 본정초콜릿 이종태 대표의 '쉼없는 진화', '쉼없는 나눔'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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