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 카르페 디엠(Carpe diem)⑤

우리는 올지 안 올지 모르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하루하루를 걱정 속에서 살아간다. 밝고 건강해야 할 청소년들까지도 말이다. 미국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일이 있다. '평생에 가장 후회되는 것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답변 중 가장 많은 수가 '그때 하지 않아도 되었을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평생을 살아온 것'이라고 한다. 걱정은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한다.

다음은 북유럽 신화에 관한 책인 '에다'에 나오는 말이다. "현명치 않은 자는 밤새도록 깨어 있어 온갖 걱정을 다 하는구나. 아침이 오면 피곤할 것이나 걱정거리는 그대로구나." (카를 짐록 완역, 임한순·최윤영·김길웅 공역, '에다', 서울대학교출판부, 2006.)

다음은 나의 시이다.

'일용할 양식'

달콤한 먹이를 먹으려면 쉼 없이 벌어야 한단다 / 분주한 꿀벌처럼 말이다 / 길가에 빨갛게 익어가는 산딸기도 달콤한걸요 / 처음 가보는 길에 산딸기는 언제 또 보게 될지 알 수 없으니 /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만큼 많이 넣어야 한다 / 시든 딸기는 먹지 않을 거예요 / 풀숲 사이사이 빨갛게 익어가는 통통한 보석만을 입에 넣을 거예요 / 이 길의 끝이 어디든 / 드문드문 풀잎 사이에 뿌려진 / 햇살 머금은 반갑고 싱싱한 딸기가 / 수줍게 웃고 있다는 것을 아니까요 / 내 눈길이 많이 분주하지만 않다면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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