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 카르페 디엠(Carpe diem)②

다음은 나의 시이다.

'어느 비정규직의 고백'

오늘 하루를 가슴 떨리게 열심히 살아 / 기쁜 마음에 나에게 주는 술 한잔 신나게 쏟아부어주어도 좋으련만 / 난 하루살이가 아니기에 내일이 또 불안하여 / 오늘의 보람이 내일에의 막연한 슬픔 아닌 슬픔일지 모를 그 어떤 것으로 인하여 따뜻한 위로조차 되어주질 못하고 / 새하얀 별빛이 소주잔 위에서 떨고 있다 // 정규직보다 하루살이가 더 부러운 오늘 / 나는 하루살이보다 더 정열적인 오늘을 살았다 // 반짝이는 별빛을 몇 잔 마시고 아직 가지 않은 오늘의 기쁨을 노래하며 / 탭댄스의 리듬으로 온 지구를 발바닥으로 두드리고 / 투우사의 붉은 망토를 멋지게 휘날리며 / 거칠게 돌진해 오는 내일을 향해 굵고 힘찬 휘파람마저 날려본다

/ 세네카도 역시 같은 생각이다.

"세상에 자신의 선견지명을 자랑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짓이 또 있을까요? 그들은 더 잘 살려고 정신없이 분주하지요. 그들은 인생에 대비하기 위해 인생을 보내고 있지요. 그들은 먼 미래를 내다보며 계획을 세우지만, 그것은 인생에서 가장 큰 손실을 뒤로 미루는 것이지요. 뒤로 미루는 것은 다가오는 족족 하루하루를 앗아가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약속하며 현재를 낚아채가지요. 기대야말로 내일에 매달리다가 오늘을 놓쳐버리게 하니 인생의 가장 큰 장애물이지요. 그대는 운명의 여신 수중에 있는 것을 탐내다가 그대의 수중에 있는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오. 그대는 무엇을 원하며, 어디로 향하고 있지요? 미래는 모두 불확실한 법이오. 현재를 살도록 하시오!"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저, 천병희 역, '인생이 왜 짧은가', 숲,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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