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 카르페 디엠(Carpe diem)①

다음은 퀸투스 호라티우스의 시이다.

"알려고 묻지 말게, 안다는 건 불경한 일 / 신들이 나에게나 그대에게나 무슨 운명을 주었는지 / 레우코노에여, 점을 치려고도 하지 말게 / 더 나은 일은, 미래가 어떠하든, 주어진 대로 겪어내는 것이라네 //

유피테르 신께서 그대에게 주시는 게, 더 많은 겨울이든, / 마지막 겨울이든, / 지금 이 순간에도 티레니아해의 파도는 맞은편의 바위를 깎고 있네 // 현명하게나, 포도주는 그만 익혀 따르고, / 짧은 인생, 먼 미래로의 기대는 줄이게 // 지금 우리가 말하는 동안에도, 인생의 시간은 우릴 / 시기하며 흐른다네 // 제 때에 거두어들이게(carpe diem),/ 미래에 대한 믿음은 최소한으로 해두고"

이 시는 로마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에게 바쳐진 시이기도 하다. 이 시에서는 현명함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준다. "미래를 위해 준비한 포도주는 그만 익혀 지금 따르고, 제 때에 거두어들이게(carpe diem)"라고 말한다. 우리의 내일은 알 수 없으니, '현재에 살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말이다.

포도주도 잘 익었을 때, 시기적절하게 따서 마셔야 한다. 아끼면 썩거나 신선도가 떨어져 맛이 덜해진다는 비유일 것이다. 이 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좋은 비유가 된다. 우리는 보통 현재에 살지 못하고 미래에 살기 때문이다.

이 시에 의하면 인간의 운명은 하늘만이 알 뿐, 알려고 하는 것도 불경한 일이니 신이 우리의 운명을 올겨울까지로 정했건 더 많은 겨울들을 예비하였건 우리는 현재에 살 뿐, 당장 내일도 장담 못 하는 운명인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의 현재, 우리의 오늘을 오롯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절제의 덕을 버팀목으로 삼아 의연하게 운명을 받아들이며 하루살이 같은 정열로 하루하루를 즐겨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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