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도청사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충북도청사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김영환 충북지사가 잇단 구설로 곤욕을 치렀다.김 지사는 취임 이후 '차 없는 도청사'를 시작으로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임용 도의회 청문회 패싱, 친일파 발언에 이어 최근 제천 산불 술자리 파문까지 잦은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성과를 옹호하는 친일파 발언 논란으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김 지사는 지난달 7일 SNS에 올린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며 윤 대통령의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의 통 큰 결단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온다"며 "윤 대통령은 지고도 이기는 길은 선택했다.진정 이기는 길은 굴욕을 삼키면서 길을 걸을 때 열린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반어법 해명에도 친일파 발언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글을 올린 지 9일 만에 "친일파라는 표현의 무게를 미처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다,오해의 소지를 만들어 논란을 일으킨 것은 자신의 불찰"이라며 사과했다.하지만 "정부의 강제 징용 배상안 지지는 자신의 소신으로 사과할 일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달에도 대형 사고가 터졌다.김 지사는 지난 2일 제천 봉황산 산불 화재 당시 자동차로 20∼30분 거리인 충주 술자리 모임에 참석해 한 달 만에 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충북도는 "수차례 상황 보고를 받은 데다 '산불 대응 1단계'로 도지사에게 지휘권에 없어 산불 현장에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산불재난국가위기경보 경계 단계가 전국에 발령된 상황에서 술 모임 참석은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비난을 샀다.

김 지사가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서자 정무라인 책임론이 일었다. 충북도 내부에서는 참모진 쇄신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간부 공무원은 "대외적으로 논란이 연이어 발생한 것은 정무적 판단이 잘못된 증거"라며 "참모진 개편이 필요하지만 이는 도지사가 판단할 몫"이라고 했다. 한 지역 정치인도 "정무 라인은 도민의 눈과 귀가 되는 소통 창구인 데 도지사가 연속해서 논란에 휩쓸리면 참모진 교체가 맞다"고 주장했다.

'가지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속담이 있다.큰 일을 하면 걱정이 끊일 날이 없다는 뜻이다.김 지사는 개청 이후 최대 사업이자 역발상 프로젝트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이 프로젝트는 757개 호수와 백두대간을 둔 지역 강점을 이용해 바다가 없는 충북을 대한민국 중심으로 만드는 새마을 운동이다.도민이 거는 기대가 크다.김 지사는 충북의 미래 청사진인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참모진 교체를 통한 일하는 분위기 쇄신 등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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