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옆 그림처럼 멋진 풍경 보며 스트레스 말끔히 날려버려
낮은 비용·쉬운 경기방법 '장점' 90세 어르신도 노익장 과시
"젊은이와 소통" "대회성적 욕심" 저마다 매력 빠진 이유 다양
남녀노소 최고 인기종목 자리잡아 청주시민 회원 3천명 훌쩍

미호강파크골프장에서 경기를 하는 시민들. / 김애중
미호강파크골프장에서 경기를 하는 시민들. / 김애중


푸른 하늘 흰구름과 잘 어우러진 초록 잔디밭이 그림처럼 멋지다. 그곳에서 노니는 사람들은 마치 천상의 세계를 누리고 있는 것 같다. 속세의 걱정일랑 말끔히 잊은 듯 공을 치며 잔디밭을 부지런히 걷는다. 한껏 멋을 부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수한 운동복을 입고 온 사람도 있다. 하나같이 밝은 표정으로 파크골프를 즐긴다. 

요즘 남녀노소 이용할 수 있는 국민운동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종목이 파크골프이다. 청주시 파크골프장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미호강파크골프장을 찾아 시민들을 만나봤다.

이제 막 나이 아흔 살이 됐다는 남자분의 목소리가 쨍쨍하다. "3년 전에 지인이 권해서 시작했는데 하길 잘했어요. 잔디밭을 천천히 걸으니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누구든지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지금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이 거의 다 자식뻘 되는 젊은이들과 치는 거지. 얼마나 좋아요. 내 또래는 별로 없어" 
 

파크골프를 즐기는 흥덕구클럽동호회 회원들. / 김애중
파크골프를 즐기는 흥덕구클럽동호회 회원들. / 김애중


시작한 지 5년 됐다는 한 분은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한다. "전에는 동창생끼리 컨테이너 사무실 만들어서 매일 놀기만 했어요. 막내아들이 그러지 말고 운동하시라고 권해서 친구들과 시작했는데 그 뒤로 계속하고 있어요. 얘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걸으니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요"

70대 초반쯤 보이는 여자분은 예쁜 차림으로 경기 내내 생글생글 미소를 잃지 않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등산을 즐겼는데 파크골프를 시작하자마자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이제 나이 들어서 무리한 운동은 피하려고 해요. 오전에 지인들과 함께 운동하며 깔깔거리고, 맛있는 점심 먹고 집에 돌아오면 하루가 거뜬합니다. 사는 게 재밌어요" 60대 중반쯤 되는 여자분은 요즘 경기 점수에 관심이 많다. "각종 대회가 있다 보니 욕심이 좀 생기네요. 타수를 줄여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청주시에는 여러 군데 파크골프장이 있다. 우선 제일 먼저 생긴 미호강파크골프장은 흥덕구 원평동 미호강 둔치에 있으며 36홀로 구성돼 있다. 바로 옆에 미호강이 흐르고 있어 풍광이 좋다. 180면의 주차장이 준비돼 주차에 어려움은 거의 없다. 
 

미호강파크골프장에서 경기를 하는 시민들. / 김애중
미호강파크골프장에서 경기를 하는 시민들. / 김애중


두 번째로 많이 찾는 곳은 오송파크골프장이다. 흥덕구 오송읍 미호강 둔치에 있으며 지난 2024년 3월 준공됐다. 이곳 역시 36홀로 탁 트인 전망과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즐길 수 있다.

위 두 곳은 청주시파크골프협회(회장 한종수)가 청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한다. 협회는 2010년 설립됐으며, 전체 회원 수 3천명을 넘기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31개 클럽으로 구성돼 있는데 현재 이용자가 많아 클럽별 홀수일, 짝수일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연회비 7만원을 내고 하루에 2시간씩 6일 동안 교육을 이수하면 회원으로 등록할 수 있다. 회원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비회원인 경우 65세 이상 2천원, 65세 이하 3천원, 시외지역 이용자는 5천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시민들. / 김애중
파크골프를 즐기는 시민들. / 김애중


그 외에 작은 규모의 시설도 있다. 흥덕구 오송읍 성안공원 내에 있는 오송호수공원파크골프장(9홀)과 상당구 용정동 호미골 체육공원 내에 호미골파크골프장(18홀)이 있다. 청주시 장애인파크골프장은 미호강파크골프장 옆에 36홀로 준비돼 있다. 장애인을 위한 전용 코스를 갖추고 있으며 문암장애인협회가 위탁운영하고 있다.

이용하는 연령층이 젊어지고 인원이 많아지면서 파크골프장을 늘려달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청주시는 2025년 말까지 미원생활체육공원과 방서교 일원에 각각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파크골프는 공원(park)과 골프(golf)의 합성어로 잘 가꾸어진 잔디에서 공을 치면서 운동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포츠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시작됐으며 한국에는 2000년대 초 도입돼 2004년 대한파크골프협회가 설립됐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시민들. / 김애중
파크골프를 즐기는 시민들. / 김애중


장비나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실버체육 활성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파크골프를 배우는 사람이 늘고 각종 대회도 치러지는 가운데 파크골프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청주시내 일부 대학 체육 관련 학과에서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학생에게 학점을 부여해 많은 학생이 도전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인해 파크골프장은 그야말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노후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전하고 재밌는 운동방법으로 파크골프가 대세를 잡은 모양새다. 

낮은 비용과 쉬운 경기방법도 큰 장점이다. 단순한 운동을 넘어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기도 한다. 할아버지와 손주가 함께 스윙을 나눌 수 있고 중장년층과 청년들이 한 팀을 이룰 수도 있다. 
 

김애중 시민기자.
김애중 시민기자.


마을 단위에서도 동호회를 결성하고 친선경기를 열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을 공동체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청주시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지금 이용하는 시민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고 각종 단체 경기도 수시로 개최하는 추세라 구장이 부족한 형편"이라며 "시민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는 파크골프장의 증설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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