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층 주상복합 10년째 표류 중
공·폐가 방치 범죄·화재 노출
건물 곳곳 균열·파손 사고 우려
내년 철거 예정 안전 관리 시급

▲ 24일 재개발이 예정된 청주시 서원구 무심천 인근 사직4구역 한 민가 앞 대문에 경고문이 부착되고 폐기물이 쌓여있다. /김성렬
▲ 24일 재개발이 예정된 청주시 서원구 무심천 인근 사직4구역 한 민가 앞 대문에 경고문이 부착되고 폐기물이 쌓여있다. /김성렬

[중부매일 김미나 기자] 한때 모텔촌으로 불리던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235-11 일원. 현재 ‘사직4구역’으로 이름이 바뀐 이 곳은 청주 첫 59층 초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서는 지역이다. 그러나 재개발 지연으로 슬럼화가 장기화되면서 치안·안전 문제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시는 지난 7월 사직4구역 재개발사업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했다. 사업시행사인 ㈜에스투엘레바는 5만8천416㎡ 규모에 최고 59층(196.7m) 공동주택 1천950가구와 오피스텔 276실을 계획하고 있다. 59층 5개 동을 포함해 55층·54층·48층 동이 들어서며 시공사는 중흥토건으로 확정됐다. 청주에서 50층 이상 초고층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지난 7월 청주 초고층 아파트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된 사직4구역의 우범지대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24일 청주시 서원구 무심천 인근 사직4구역 재개발 부지의 전경. /김성렬
▲ 지난 7월 청주 초고층 아파트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된 사직4구역의 우범지대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24일 청주시 서원구 무심천 인근 사직4구역 재개발 부지의 전경. /김성렬

24일 오후 현장에는 재개발 정체 기간만큼 방치 흔적이 선명했다.

바로 옆 사직3구역 힐스테이트어울림은 고층부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지만, 사직4구역은 여전히 폐가와 공가가 밀집해 있다. 건물 외벽은 곳곳이 파손돼 있고, 창문과 출입문이 깨지거나 뜯겨 나간 채 방치돼 있다. 일부는 구조적 위험이 의심될 정도로 균열이 진행돼 있었다.

조합 해산과 시행자 부도 등으로 10년 넘게 사업이 멈춰 있던 동안 기존 주민들도 대부분 이탈했다. 빈집이 늘어나면서 슬럼화는 더 빠르게 진행됐다. 모텔·달방 형태 숙박시설이 몰려 있는 지역 특성까지 겹치며 치안 문제가 누적됐다.

올여름에도 빈집의 창문을 깨고 외국인이 출입해 화재가 나거나 청소년이 약물을 사용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제보자 A씨는 “여름철 빈집 출입과 취객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철거 전까지 철저한 공가 관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 24일 재개발이 예정된 청주시 서원구 무심천 인근 사직4구역 한 숙박업소 문에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다. /김성렬
▲ 24일 재개발이 예정된 청주시 서원구 무심천 인근 사직4구역 한 숙박업소 문에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다. /김성렬

시행사 측은 공·폐가 관리 강화를 위해 CCTV를 설치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2022년부터 범죄 예방 및 공·폐가 관리 용역을 도입해 CCTV 50대를 운영 중”이라며 “올해 발생한 빈집 화재나 주변 사건에서도 CCTV가 일부 동선 확인에 활용됐다”고 말했다.

재개발은 현재 보상 협의 단계다. 시행사는 전체 토지의 80%를 매입했으며 나머지 20%는 오는 12월 3일까지 협의가 진행된다. 협의가 불발되면 수용 절차에 들어간다. 시행사는 내년 하반기 철거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착공은 철거 완료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 한 시민이 24일 청주시 서원구 무심천 인근 사직4구역 재개발 부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김성렬
▲ 한 시민이 24일 청주시 서원구 무심천 인근 사직4구역 재개발 부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김성렬

A씨는 “59층 초고층 주상복합 건립은 청주 도심 재편의 상징적 사업이지만, 본격 착공까지 상당한 시일이 남아 있어 걱정”이라며 “그동안 치안·공가 관리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경찰서 관계자는 “숙박비가 저렴한 달방 모텔이 여전히 있어 주취 소란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탄력순찰 코스로 지정해 매일 순찰하고 있다. 관할 사창지구대에 오전·오후 순찰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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