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체육회장 도 넘은 정치행보 3. 전방위적 광고
대회 접수·진행·종료까지 6개월 이상 지속적인 노출
“안전한 레이스 최선”·“완주해주셔서 감사” 인사 멘트
사업비 4억2천여만원 중 전체 홍보비가 4천311만원

▲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이 ‘제23회 청원생명쌀 대청호 마라톤대회’ 폐막을 축하하는 영상이 청주시 서원구 사창사거리에 위치한 전광판에서 송출되고 있다. /김성렬
▲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이 ‘제23회 청원생명쌀 대청호 마라톤대회’ 폐막을 축하하는 영상이 청주시 서원구 사창사거리에 위치한 전광판에서 송출되고 있다. /김성렬

[중부매일 김수연 기자]현수막 홍보로 시작된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의 '얼굴 알리기'가 옥외 전광판과 TV 광고까지 확장됐다. 청주 사창사거리 대형 전광판에는 지난 4월부터 김 회장이 출연한 '제23회 청원생명쌀 대청호마라톤대회' 홍보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현재 전광판에서 볼 수 있는 13~14초 분량의 홍보영상 중 김 회장이 등장하는 부분은 처음 3초를 제외하고 전부다. 김 회장은 이 영상에서 "대청호를 뜨거운 열정으로 완주해주신 6천500여 마라토너 여러분 감사합니다. 시민 여러분이 함께 한 축제였습니다. 내년에는 더 큰 감동으로 이곳 대청호에서 다시 뵙겠습니다"라며 감사인사를 한다. 감사 인사 영상 송출 횟수는 두 달간 100회로 알려졌다.

참가자 모집 후 송출된 대회 홍보영상에서도 김 회장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40초 가량의 홍보 영상에서도 15초 정도 출연해 "제23회 청원생명쌀 대청호마라톤대회에 많은 관심·참여를 보내주신 마라톤 동호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고 안전한 레이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라며 대회를 알렸다.

▲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이 ‘제23회 청원생명쌀 대청호 마라톤대회’ 폐막을 축하하는 영상이 청주시 서원구 사창사거리에 위치한 전광판에서 송출되고 있다. /김성렬
▲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이 ‘제23회 청원생명쌀 대청호 마라톤대회’ 폐막을 축하하는 영상이 청주시 서원구 사창사거리에 위치한 전광판에서 송출되고 있다. /김성렬

대청호마라톤대회 홍보 영상은 사전모집부터 대회 홍보, 대회 후 감사 인사 등으로 총 3차례에 걸쳐 제작됐다. 김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대회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고 다음 대회 개막까지 1년을 남긴 시점에서 막대한 체육회 예산이 쓰인 홍보영상이 송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행사 홍보보다는 특정인의 '지속 노출'에 집중한 광고집행이라는 지적이 시체육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청주시체육회가 공시한 2025년 사업계획 및 세입·세출예산안에 따르면 이번 마라톤대회 예산은 총 4억2천803만5천원이다. 예산은 시비 2억2천500만원, 수자원공사 1천500만원, 농협 1천만원, 참가비 1억7천803만5천원으로 구성됐다. 이 중 홍보비는 4천311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체 예산 중 홍보비는 약 10%에 달한다. 

김 회장이 등장하는 TV 광고·옥외전광판 송출비 등으로 3천500여 만원이 쓰였다.

한 체육인사 A씨는 "체육회장직은 본래 기업인이나 지역 후원자가 맡아 선수들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자리"라며 "행사마다 회장이 전면에서 얼굴을 알리는 건 본래 취지와 다소 거리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 회장은 "청원생명쌀 대청호마라톤대회는 명실상부한 전국대회"라며 "타 시·도에서도 2천~3천명이 방문한다. 청주를 대표하는 대회를 알리는 것도 체육회의 활동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단체에서 무엇을 하는지 홍보를 하지 않으면 잘 모른다"며 "체육회 활동과 대회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 뿐이지 선거운동이 목적이라는 건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명실상부한 전국대회라고 치켜세운 대청호마라톤대회 홍보를 위해 충북도교육감 유권자들이 거주하는 청주시에만 대회 홍보비의 81%를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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