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버스 무료승차로 손실
대전~옥천~보은~속리산 구간
내달 1일부터 1년여간 ‘휴업’
주민 볼모 무책임 행정 목소리

▲ 대전~속리산을 운행하는 시외버스가 오는 12월 1일부터 1년간 운행 중단돼 속리산이 시외버스 없는 관광지로 잔락하게 됐다. 충북도는 서울고속이 신청한 이 구간 휴업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지난 22일 낮 12시 10분 속리산을 출발해 대전으로 가기 위해 낮 12시 40분 보은시외버스터미널에 정차 중인 서울고속. / 김영이
▲ 대전~속리산을 운행하는 시외버스가 오는 12월 1일부터 1년간 운행 중단돼 속리산이 시외버스 없는 관광지로 잔락하게 됐다. 충북도는 서울고속이 신청한 이 구간 휴업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지난 22일 낮 12시 10분 속리산을 출발해 대전으로 가기 위해 낮 12시 40분 보은시외버스터미널에 정차 중인 서울고속. / 김영이

[중부매일 김영이 기자] 다음 달 1일부터 1년여 동안 ‘대전~속리산(67.9㎞)’ 간 시외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된다. 속리산 관광을 활성화시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충북도와 보은군의 구호가 허구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충북도와 보은군, 서울고속에 따르면 충북도는 서울고속이 지난 10일 버스기사 부족 등 경영개선을 이유로 신청한 ‘대전~옥천~보은~속리산’ 노선 휴업 허가신청을 지난 19일 자로 받아들여 내년 11월 16일까지 휴업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서울고속은 오는 12월 1일부터 버스운행을 중단키로 하고 보은시외버스터미널 등 8개 매표 관련 업체에 매표 중단을 요구했다.

서울고속이 이 노선 운행 중단에 들어가면 대전에서 속리산, 속리산에서 대전 가는 시외버스가 완전히 끊기게 된다. 유명 관광지인 속리산에 시외버스가 안 다니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됐다.

▲ 시외버스 휴업 허가 통보 사본. / 서울고속주식회사
▲ 시외버스 휴업 허가 통보 사본. / 서울고속주식회사

근래들어 대전~속리산, 속리산~대전은 서울고속과 충북리무진이 각각 3차례와 2차례 하루 5차례 운행해 왔다. 앞서 충북리무진은 지난 15일부터 이 구간 2회 운행을 모두 중단해 현재는 3회만 운행 중이다.

시외버스 업체들은 보은군이 지난 7월 1일부터 농어촌버스 전면 무료 승차를 시행하면서 손실 폭이 크다는 이유로 경유지 폐쇄 및 노선 운행중단 등을 예고하며 반발해 왔다.

결국 손실 보전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해 오는 1일부터 속리산~대전, 대전~속리산 가는 길이 완전히 끊기게 돼 교통 약자만 불편을 떠 안게 됐다.

다만 보은~대전 구간은 충북리무진이 하루 3회 운행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에서는 주민들을 볼모로 한 운행중단과 주민 불편을 외면한 충북도의 휴업허가 결정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 시외버스 휴업 허가 내역. / 충북도
▲ 시외버스 휴업 허가 내역. / 충북도

주민들은 “보은군이 (예상되는 시외버스 손실에 대한) 대책도 없이 농어촌버스 무료 승차를 전면 시행한 게 원인을 제공했지만, 그렇다고 주민 불편과 지역 경제를 고려하지 않고 대전~속리산 노선을 잠정 중단하는 것은 주민을 무시한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주민 A 씨는 “기존 업체가 운행을 못 하겠다고 한다면 대체 노선 즉, 고속도로를 이용한 노선을 신설해 다른 업체를 투입할 수 있지 않느냐”며 “보은군에서도 철도 유치 등에만 올인한 나머지 시외버스가 처한 현실을 외면해 빚어진 결과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보은군은 당혹해하고 있다. 시외버스 업무는 충북도가 관장하다 보니 손 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시외버스 업체의 손실 부분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보전해 보겠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손실 내역을 요구했지만 업체에서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노선 휴업 허가가 나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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