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근 시민기자 (미원면사과연구회)

지난 17일 오전 11시경 청주 미원면 과수원이 물에 잠김 모습. / 윤중근 시민기자
지난 17일 오전 11시경 청주 미원면 과수원이 물에 잠김 모습. / 윤중근 시민기자


[중부매일 윤중근 시민기자] 7월17일 오전 11시경 북이면 북이면 화상리 고상찬 이장님께 전화가왔다. "미호강이 범람직전이야 윤이장 어서 기계를 어서 옮겨야해! 우리마을 사람들 모두 대피했어!"

화상리에서 자두밭2천평 농사를 짖는 미원면의 윤이장에게는 청천병력같은 소리였다. 그 이유는 무려 2천만원짜리 고소작업차 두대, 3천만원짜리 SS기(농약살포기) 한대가 자두밭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두 수확시기인 지금 농기계를 과수원에 세워놓았던 터라 그대로 두었다가는 기계들 모두 침수되는건 시간문제였다

부랴부랴 달려가며 북이면 근처에 사는 농민들에게 더 침수되기전에 농기계를 밖으로 빼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모두가 대피한 상황과 수해피해로 대비하고 있던 분들에 게 부탁하는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난 17일 오전 11시경 청주 미원면 과수원이 물에 잠김 모습. / 윤중근 시민기자
지난 17일 오전 11시경 청주 미원면 과수원이 물에 잠김 모습. / 윤중근 시민기자


하지만 고맙게도 현재 청주시 4h연합회 회장인 김상민군이 본인 딸기하우스가 물에 잠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상리에 있는 자두밭으로 달려와 농기계를 과수원밖으로 빼주었다.

그리고 화상리전체가 수해피해우려가 있어서 다른장소로 옮겨야 하는 시점에 미원면에서 같은 사과농사를 짖고있는 박승희군이 산사태위험과 전봇대 전복이 된 이티봉고개를 넘어서 자두밭으로 달려와 주었다.

그 시점에 농기계를 옮길 장소가 필요해서 발만동동 구르던 그때 평소 친분이 있는 오근장동 농기계임대사업소에 근무하는 청주시 농업기술센터 이창희 주무관에게서 연락이 왔다.

"다친데는 없지 윤이장! 서둘러 ! 어서 빨리 농기계를 이곳으로 옮겨!! 이곳은 안전해!!"라고 말하고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폭우속에 차량을 지원해서 농기계를 오근장동에 위치한 농기계임대사업소로 이동시켜주었다.
 

지난 17일 오전 11시경 청주 미원면 과수원이 물에 잠김 모습. / 윤중근 시민기자
지난 17일 오전 11시경 청주 미원면 과수원이 물에 잠김 모습. / 윤중근 시민기자


농민에게 농기계는 생명과같다. 농산물 수확해서 판매된 근익금을 침수 된 농기계 수리비용으로 지불한다면 얼마나 속상한일이겠는가.

빗속에서 구한건 농기계 뿐만 아니라 농업이라는 소중한 인연들의 의리를 깨닫게 됨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윤이장은 "혼자였다면 결코 지켜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서로의 손길이 모여 만든 이 기적은 그날의 폭우보다 더 큰 감동으로 남았다.

농기계를 함께 지켜낸 이들의 우정은 어느 빗줄기보다도 따뜻하고 깊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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