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충북도교육감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는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이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직위를 선거 발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체육회는 말 그대로 체육을 위한 조직이다. 체육회의 수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지역 체육인들의 대표로서 지역 체육진흥을 위한 공정한 예산 집행, 각 종목별 경기단체 관리, 엘리트·생활체육 선수 육성과 활성화 등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반하는 김 회장의 행보는 지역사회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5일 열린 충북도의회의 충북도교육청 행정감사에서, 겸직을 맡고 있는 충북도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취임 21일 만에 본인 수당을 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셀프 인상’한 것은 직권에 대한 오남용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해충돌 방지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질타를 받았다.
이에 더해 김 회장은 2023년 2월 청주시체육회장으로 취임한 직후 출연금 규정을 손질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연간 출연금은 2천만원으로 줄어 4년 임기 동안 총 8천만원을 납부하게 됐다. 이는 청주시보다 규모가 작은 인구 3만~4만명 정도의 시·군 수준이다. 청주시체육회장은 도내 체육회의 맏형 격인 만큼 지역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김 회장은 또 최근 제23회 청원생명쌀 대청호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40개 게시했다. 해당 현수막에는 김 회장의 얼굴사진이 들어 있어 누가 봐도 인물 홍보라는 해석을 낳을 수 있다. 청주시체육회 홍보 현수막 제작 내역을 살펴보면, 이같은 현수막은 2024년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무려 266개에 달한다. 이와 함께 대청호마라톤대회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송출되고 있는 옥외 전광판과 TV광고도 행사 홍보보다 특정인의 지속 노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지적이다. 이같은 도를 넘는 행위에 대한 청주시체육회 내부의 견제 장치도 필요해 보인다.
사회지도층에게 요구되는 것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과 모범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행동에 있어 일반 시민보다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고 자리가 주는 무게 또한 무거울 수 밖에 없다. 특히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하거나 사회적 영향력을 개인을 위한 홍보나 정치적 목적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김 회장은 자신이 빚어낸 논란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오해 소지가 있는 활동들을 자제해야 한다. 지역 체육회장의 존재 이유는 정치가 아니라 체육의 발전이며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다양한 체육활동을 통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따라서 선거와 직무의 모호한 경계에 대한 지적을 수용해야 한다.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거나 지적 사항을 변명·축소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청주시체육회가 진정한 시민의 조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장의 신뢰받는 리더십이 우선조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