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재난지원금 1천만원 재오픈 비용으론 태부족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침수됐던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이 일상을 회복해가고 있다.

강내면에서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유남규(36)씨는 지난달 17일 '한 달 만에 두 번 망한 자영업자라고 해'라는 제목의 글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지난달 17일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침수됐던 청주시 강내면 안경원 점주 유남규(36)씨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바이크 갤러리
지난달 17일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침수됐던 청주시 강내면 안경원 점주 유남규(36)씨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바이크 갤러리

개업한 지 1달이 되자마자 폭우로 가게 전부가 침수됐지만 다시 일어서겠다는 다짐으로 커뮤니티에서 누리꾼 응원을 받았던 유씨는 8월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녕? 나 두번 망했던 그 애야'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사진: 지난 12일  수해를 딛고 가게 재오픈에 나선 청주시 강내면 안경원 점주 유남규(36)씨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바이크 갤러리
사진: 지난 12일 수해를 딛고 가게 재오픈에 나선 청주시 강내면 안경원 점주 유남규(36)씨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바이크 갤러리

유씨는 "본인 일처럼 진심을 다해 수해복구를 도와주시는 자원봉사자분들, 소방관분들, 군인분들 노고에 감사했다"며 "가게 청소와 정리를 마치고 입구 쪽에서 가게 바라보는데 너무 벅차서 지금도 잠이 안온다"고 말했다.

지난 10일부터 영업을 재개한 청주시 강내면 안경원 전경. /이성현
지난 10일부터 영업을 재개한 청주시 강내면 안경원 전경. /이성현

유씨는 14일 중부매일과 인터뷰에서 주위 도움으로 조속히 가게를 재오픈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유씨는 "안경사협회 지원으로 평균 4~6천만원 가격대인 옥습기(렌즈가장자리를 형판 모양으로 복사해 갈면서 산각을 세우는 기기)를 2천만원이라는 싼 가격에 구입하고 안경태도 300장 가까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자체 지원금에 대해서는 "충북도·청주시 재난지원금으로 총 700만원을 받았다"면서 "최근 청주시 교통정책과에서 시설비 명목 200만원과 면사무소 취약계층 100만원 추가 지원까지 더하면 총 1천만원 정도를 지급받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턱없이 부족하다.

유씨는 "이번에 구비한 옥습기도 2천만원인데 가게 리모델링비, 안경, 썬글라스, 안경렌즈, 소프트렌즈 등 재구입 비용만 하더라도 1천만원은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내년이 당장 걱정이라고 말하며 지난주 태풍 '카눈'이 북상했을 때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가게 CCTV를 아내와 번갈아 봤다고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이에 충북도와 청주시에 강내면 주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조속히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치킨집과 꽃집을 운영하는 박미경(51)씨도 수해 아픔을 딛고 가게 오픈에 나섰다.

박씨는 "이곳 강내면은 26년간 내가 살아온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가게 재오픈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자체 지원금이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대해 "사업장이 2개지만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어 1개 사업장으로 분류돼 1천만원 재난지원금 밖에 받지 못했다"며 "강내면 주민들 삶의 터전 복구를 위해서라도 지자체 추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다가올 수해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재발 방치 대책도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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