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안녕하십니까 - 김형근 가스안전공사 사장
정치인, 안녕하십니까 - 김형근 가스안전공사 사장
  • 김미정 기자
  • 승인 2019.12.26 1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린 겨울 이겨낸 소나무처럼, 시련 뒤 새 순 돋지요"
공사 사장 탈권위·혁신 행보…경찰수사 고통도
민주화운동 함께한 故김근태 대표가 정치멘토
내년 총선 충북 첫 지방의원 출신 국회의원 도전
김형근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청주 명암저수지를 찾아 상당구 지역 관광활성화 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청주상당산성~우암산~국립청주박물관~명암저수지~수암골을 묶어 관광벨트로 개발하는 방안이다. 김 사장 뒤로 명암타워, 상당산성이 보인다. / 김용수
김형근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청주 명암저수지를 찾아 상당구 지역 관광활성화 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청주상당산성~우암산~국립청주박물관~명암저수지~수암골을 묶어 관광벨트로 개발하는 방안이다. 김 사장 뒤로 명암타워, 상당산성이 보인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이 작은 소나무가 놀랍게도 바위의 갈라진 틈 사이로 푸르름을 뽐내며 자라더라고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소나무사진을 보면서 시련을 견뎠습니다."

김형근(60)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자신의 사무실 책상위를 지키고 있는 소나무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2018년 1월 사장으로 취임한뒤 그 해 제천 간부워크숍 때 찍은 사진이다. 취임후 도전과 응전의 시간을 보내면서 시련이 닥칠 때마다 이 소나무사진을 보며 시련을 삼켰다. 정의가 이긴다는 진리를, 늘 변치 말자는 심지를 그때마다 가슴속 더 깊숙이 새겼다.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의 사무실 책상위를 지키고 있는 소나무 사진(사진 오른쪽). 2018년 간부워크숍 때 찍은 사진으로, 김 사장은 시련이 닥칠 때마다 이 소나무사진을 보면서 이겨냈다고 했다.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의 사무실 책상위를 지키고 있는 소나무 사진(사진 오른쪽). 2018년 간부워크숍 때 찍은 사진으로, 김 사장은 시련이 닥칠 때마다 이 소나무사진을 보면서 이겨냈다고 했다.

"죄인 취급, 범죄자 취급을 받았어요. 1년간 수사를 받으면서 돈을 떼어먹은 사람처럼 인식이 됐는데 지역공헌은 죄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사장을 그만둘까 생각했었어요. 시민들의 의심의 눈초리, 직원들이 겪은 고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수사를 받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컸어요."

고통의 족쇄에서 풀려난 건 1년만이었다. 사회공헌활동기금 부당 사용 의혹으로 지난 1년간 경찰·검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 12일 검찰로부터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고통스러웠고 괴로웠다. 지난 1년이 60평생에서 가장 괴로웠던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목민심서에 나오듯이, 공직자의 마음가짐과 몸가짐이 혹독할 정도로 철저해야 한다는 걸 실감했어요. 이번 경험을 통해 향후 정치인으로서의 자세를 가다듬게 됐어요."

김형근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청주시 상당구 충북진로교육원에서 교육정책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
김형근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청주시 상당구 충북진로교육원에서 교육정책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

김 사장은 공사 내에서 탈권위와 혁신, 변화의 행보를 보여왔다. 의전절차를 간소화하고 차에 타고 내릴 때 직원들이 문을 열어주거나 가방을 들어주는 '권위'를 없앴다. 해외출장길에도 자신의 캐리어를 직원들이 대신 들게 하지 않았다. 특급호텔·비즈니스석 이용도 마다했다.

"2년간 가스안전공사에서 제가 한 일이 '혁신'이었어요. 채용비리 청산, 행정 간소화, 적극 행정, 안전혁신 등 2년간 끊임없이 혁신과제를 시행했어요. 지역인재 채용에도 앞장서 정부 권고안 21%를 넘어선 30%를 채웠어요."

세계 3대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 후' 등재 이력도 눈길을 끈다. 2018년 10월 김형근 이름 석자를 올렸다.

"충북도의장 당시 국내 최초 고교 무상급식 성공, 전국 의정 사상 최초로 본회의장을 옥천체육관으로 옮겨 진행한 업적과 가스안전공사 사장을 맡으면서 경영혁신과 사회공헌에 힘쓴 점 등을 인정받아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됐어요."

청주토박이인 김형근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청주 명암저수지 주변을 걸으며 생각에 잠겨있다. / 김용수
청주토박이인 김형근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청주 명암저수지 주변을 걸으며 생각에 잠겨있다. / 김용수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력은 민주화운동이다. 85년 창립한 재야민주화운동단체 '민통련'(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충북지역 사무국장을 맡았었다. 스물여덟이었다. 그때 만난 사람이 민통련을 이끌었던 故김근태 전 민주당 대표다. 정치적 멘토이자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둘은 민통련 활동을 함께하면서 허물없이 지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힘들 때마다 김 전 대표를 찾게 된다고 했다. 그의 뜨거운 의지를, 그의 따뜻한 가슴을 그리워했고, 닮고 싶었다.

"故김근태 전 민주당 대표는 자유를 향한 저항의 상징이죠. 80년대, 가장 엄혹했던 시절에 가장 따뜻한 가슴으로 민주화를 이끌어낸 분이에요. 암흑의 시대에도 항상 희망을 얘기했고, 내일을 얘기했고, 꿈을 꾸었어요. 그렇게 우리에게 희망의 지표를 준 사람이었어요. '충북에는 김형근이야' 하면서 제게 힘을 실어줬던 분이에요."

김형근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애장품으로 꼽은 故 문익환 목사 추모 10주기 기념시계. 2004년 제작, 판매됐다. 시계에는 문익환 목사의 활짝 웃는 얼굴과 통일을 상징하는 한반도기가 새겨져있다. / 김용수
김형근 사장이 애장품으로 꼽은 故문익환 목사 추모 10주기 기념시계. 2004년 제작, 판매됐다. 시계에는 문익환 목사의 활짝 웃는 얼굴과 통일을 상징하는 한반도기가 새겨져있다. / 김용수

애장품으로 故문익환 목사 추모 시계를 꼽는 것도 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이다. 2004년 故문익환 목사 10주기 추모식을 기념해 한정판으로 제작·판매한 시계다.

"시계에 문익환 목사님의 활짝 웃는 얼굴도 있고 통일을 상징하는 한반도기가 새겨져있어서 가보처럼 모셔왔어요. 시계를 차지는 않고 소중히 모셔왔죠. 우리나라 민주화운동과 평화통일운동의 선구자인 문익환 목사에 대한 존경이자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소망이 이 시계에 담겨있으니까."

정치에 본격 발을 담그게 된 건 2006년 당시 청주시장 열린우리당 후보 경선을 하면서다. 2005년 당시 열린우리당 중앙당 국장으로 있다가 같은해 6월 충북도당 사무처장을 맡게 됐고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청주시장 경선에 나서게 된다. 당시 4명이 도전했고 그는 고배를 마셨다.

"제가 원래 목표지향적인 사람이에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제가 한 일에 대해 후회가 없어요. 정치를 한 것도 후회는 없어요."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청주시 상당구 수암골을 걸으며 가족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 김용수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청주시 상당구 수암골을 걸으며 가족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 김용수

다만 가족에게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은 후회된다고 했다. 1년에 여름휴가 4~5일 말고는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가족얘기를 하면 작아질 수밖에 없어요. 늘 바쁘다는 핑계로 부족한 아빠이고 남편이었어요. 아들만 둘인데 아빠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잘 커줘서 고맙죠. 우리 처는 싫은소리 한 마디 안해요. 항상 기다려주고 이해해줘요. 대학시절부터 처의 '따뜻한 미소'가 마음에 들었어요."

올초부터 아침을 먹지 않지만 매일 아침마다 아내가 챙겨주는 토마토주스와 액상 관절치료약 등 '두 잔'이 든든한 힘이 된다.

아내는 충북대 78학번 동갑내기다. 그는 경영학과, 아내는 사회교육과다. 박정희 정권 말기 시절, 비공식적으로 학생운동을 함께 공부한 스터디그룹 친구였다. 대학교 2학년때부터 캠퍼스커플로 지내다가 7년 연애끝에 결혼식을 올렸다. 아내는 36년간 교직생활을 마치고 올해 퇴직했다.

김 사장의 요즘 관심사는 보건, 복지, 교육. 인터뷰장소로 청주시 상당구 청주시노인복지관, 명암타워, 충북진로교육원을 선택한 것도 정책적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출마를 준비중인 청주상당지역구는 고령화율이 높고 절대빈곤층도 높은 편이다.

김형근 사장이 청주시 상당구 수동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며 노인복지정책을 위한 조언을 듣고 있다. 그의 요즘 관심사는 보건, 복지, 교육이다./ 김용수
김형근 사장이 청주시 상당구 수동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며 노인복지정책을 위한 조언을 듣고 있다. 그의 요즘 관심사는 보건, 복지, 교육이다. / 김용수

"청주시 상당구는 흥덕구나 청원구와 달리 산업단지 조성이 답이 아닙니다. 동쪽이 우암산과 상당산성에 막혀있고 5개 면은 농촌지역입니다. 상당구 특성에 맞는 비전은 '개발'과 '산업'이 아니라 '보건', '복지', '교육'입니다.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상당 관광벨트 조성도 구상하고 있다. 청주상당산성~우암산~국립청주박물관~명암저수지~수암골을 묶어 관광벨트로 개발하는 방안이다. 청주토박이인 그는 내년 총선에서 충북 최초 지방의원 출신 국회의원이 되어 꿈을 실현하고 싶다. 지난 24일 사장직에 대한 사표를 제출했다.

"사이다처럼 깨끗하고 속시원하고 명쾌한 답을 주는 정치인이 될 거에요. 명쾌하게 사고하고 명쾌하게 말하고. 그러려면 지적능력도 있어야 하고, 국민의 가려운 곳도 잘 알아야겠죠."

그러면서 정치는 '공자말씀' 같다고 빗대 표현했다.

"정치인은 윤리규범면에서 한없이 도덕적이어야 합니다. 행동적 면에 있어서는 간도, 쓸개도 다 내놔야 해요. 아무리 모욕적인 얘길 들어도 참아야 하고, 자존심이 상해도 웃어야 하고, 분노해서도 안됩니다. 용광로처럼 모든 것을 삼키고 인내해야죠. 도덕의 상징인 공자말씀을 요구받는 거죠."

김형근 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충북 최초 지방의원 출신 국회의원이 되어 꿈을 실현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사이다' 같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김용수
김형근 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충북 최초 지방의원 출신 국회의원이 되어 꿈을 실현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사이다' 같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김용수

'바람부는 벌판에 서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영원히 변치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김 사장이 종종 흥얼거리는 노래다. 애창곡인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나의 어려움을 공감해줄 이들이 있다는 믿음으로 견딜 수 있잖아요. 공감과 연대, 사랑으로 연결된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김형근 사장이 추구하는 가치인 연대, 공감, 사랑.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는 손을 내밀 준비가 돼있다. 이웃들이 외롭지 않게, 어두운 길을 걷지 않게, 그렇게 사랑으로.

 

셀프 프로필

-제9대 충북도의회 전반기 의장(前)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무특보(前)
-세계 3대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후' 등재
-청주시 상당구 대성동 출생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