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안녕하십니까 -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정치인, 안녕하십니까 -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 김미정 기자
  • 승인 2019.11.21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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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대로 살고 누구와도 친구인 정치인 꿈꿔"
12년간 보좌 노영민 靑실장은 '정치적 스승' 의미
술 못마시는 약점, 솔직함 드러내는 소통으로 전환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국민과 허물없이 소통하며 즐겁고 평화로운 정치를 하고 싶단다. 지난 2017년 11월부터 2년간 충북도민과의 소통역할을 했던 이 부지사는 다음 달 도청을 떠나 자신의 새로운 정치인생에 도전한다. / 김용수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국민과 허물없이 소통하며 즐겁고 평화로운 정치를 하고 싶단다. 지난 2017년 11월부터 2년간 충북도민과의 소통역할을 했던 이 부지사는 다음 달 도청을 떠나 자신의 새로운 정치인생에 도전한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비틀즈에 심취해있었어요. 정말 힘들 때에는 그냥 내버려둬라, 그러면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는 노래가사가 마음에 들어요. '순리대로 살자'는 교훈이 제 신조와도 맞아요."

그의 휴대전화 컬러링은 비틀즈의 '렛잇비(Let it be)'다. 20년째 바뀌지 않았다. 비틀즈의 '렛잇비'는 그가 30년째 흥얼거리는 노래이자 힘들 때 위로를 받는 노래다.

이장섭(56)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망중한(忙中閑)을 즐긴다. 잠시여도 좋다. 혼자여도 좋다. 충북도청 정원에서 만난 이장섭 부지사는 만추와 잘 어울렸다.

"행복했어요. 충북도민들과 함께 한 2년, 충북도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충북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일이 있다면 앞으로도, 뭐든, 계속, 하고 싶습니다."

2017년 11월 6일 취임한 이 부지사는 다음달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정무부지사 임기 2년의 시간이 정치인의 꿈을 확장하고 구체화하는 '마중물'이 됐다.

충북도청 정원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 김용수
충북도청 정원에서 만난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2017년 11월 6일 취임했다./ 김용수

"학생운동부터 시작해 시민사회활동, 국회의원 보좌관 12년,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50평생 '정치'라는 큰 틀 속에서 정책·기획과 살았는데 충북도에 와서 보니 그런 정책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일선 공무원과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소통의 현장인거죠. 그리고는 내가 이 정책의 의미를 담아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 부지사는 내년 4.15총선에서 청주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첫 도전장을 내미는 '정치신인'이다.

"국회의원의 경우 재선 이상이 돼야 국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역량을 발휘하는데 중진이 되는 나이가 70대가 되면 제대로 일을 못해요. 정치도 젊어져야 해요. 40대 중반~50대 중반 정치인들이 늘어야 합니다."

충북지역 현역 국회의원을 보면 변재일(청주청원)·오제세(청주서원) 의원이 72세와 71세이고, 이후삼(제천·단양) 의원이 51세로 최연소이자 유일한 50대다. 도종환(청주흥덕)·이종배(충주)·경대수(증평진천음성) 의원이 62~65세로 중간나이대다.

충북도청 정원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 김용수
충북도청 정원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 김용수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둘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12년간 제17·18·19대 국회의원(당시 청주흥덕)과 보좌관으로 함께 지냈던 사이다. 이 부지사는 노영민 실장에 대해 '정치적 스승'이자 '든든한 배경'이라고 의미부여했다.

"노영민 실장은 '정치인 이장섭'의 힘의 원천입니다. 저와는 성격, 사고방식이 완전히 달라요. 제가 감성적이라면 그 분은 이성적이 강해요. 하지만 그 '다름'이 참 잘 맞는 한쌍이었어요. 당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있던 보좌관 300명 중 제가 제일 행복하고 제일 부러움을 받는 보좌관이었어요."

노 실장을 처음 만난 건 1993년. 시민사회단체활동을 같이 하면서 시민활동가 선·후배로 함께했다. 둘은 호흡도, 생각도, 지향점도 잘 맞았다. 지금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정치적 동지가 됐다.

"학생운동부터 재야민주화운동, 시민사회운동을 거치는 사회변혁운동을 했는데 한계가 뚜렷하더라고요. 직접 제도권 정치로 뛰어들어가서 바꿔보자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당시 시민사회활동을 했던 사람들이 대거 지방선거에 출마하게 됐고 노영민 실장은 국회의원에 도전했어요. 우리가 도와주자고 해서 같이 하게 된거죠."

그가 반평생 지켜봐온 정치는 '뫼비우스의 띠'다. 양면성 자체였다고 했다.

"정치는 어떤 게 '속'이고 '겉'인지, 어떤 게 본질인지 알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 같아요. 갈등과 탐욕, 그걸 충족시키는 평화와 선한 의지 등이 다 있으니까."

비틀즈의 노래 'Let it be'를 좋아한다는 이장섭 정무부지사는 몸이 지칠 땐 애장품 1호 기타를 끌어안고 혼자 조용히 노래를 부른다고 했다. / 김용수
비틀즈의 노래 'Let it be'를 좋아한다는 이장섭 정무부지사는 몸이 지칠 땐 애장품 1호 기타를 끌어안고 혼자 조용히 노래를 부른다고 했다. / 김용수

그러면서 평화로운 정치를 하고 싶다고 덧붙인다.

"즐겁고 평화로운 정치를 하고 싶어요. 국민이 친구인 국회의원, 누구와도 친구인 국회의원이 제가 꿈꾸는 모습입니다."

이 부지사는 술을 못한다. 한 잔도 못한다. 오해도 많이 받았단다.

"정치판에서 술을 안 먹고 버틴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람들은 술을 먹어야 솔직해진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아예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자고 생각했죠."

술 대신 선택한 건 커피였다. 커피타임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났다. 더 솔직한 시간, 오래 가는 관계로 만들어냈다.

"도청에서 우리방 커피가 제일 맛있다고 해요. 맛있는 커피를 만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특히 커피의 쓴맛을 좋아해요."

출근해서 퇴근 전까지 그의 책상엔 늘 커피잔이 놓여있다. 하루에 6~7잔을 마신다. 충북대 국문과(82학번)에 다니던 시절 경제적 이유로 자취집에 프리마, 설탕을 못사두고 소위 알커피만 마시기 시작한 것이 커피를 즐기게 된 슬픈(?) 배경이라고.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충북도청 정원을 산책하며 몽중한을 즐기고 있다. / 김용수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충북도청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 김용수

인생그래프에서 가장 밑바닥을 그린 건 80년대 초반 대학시절과 군대시절이었다. 대학 3년과 그 후 5년 총 8년이 가장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충북민주화운동협의회 상임위원이었다.

"젊은 시절에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내 모든 순수성과 열정,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 결과 변변한 직업도 갖지 못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힘들었죠. 하지만 아픈만큼 성숙한다고 성숙해진 시간이었어요."

지쳐있을 때 찾는 것은 기타다. 애장품 1호인 기타를 혼자 끌어안고 나직이 콧노래를 부르며 기타줄을 튕긴다.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홀로아리랑', '솔아솔아 푸른 솔아' 등 서너곡을 부르다 보면 금새 행복이 내려앉는다.

"중학교 때 배운 기타실력이라 남앞에 설 정도는 아니고요. 혼자 있을 때에만 몰래 기타를 꺼내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깁니다."

사람 이장섭에 대해서는 스스로를 '들판에 부는 바람'이라고 표현했다.

"영화 '늑대와 춤을'을 보면 인디언들이 사람 이름을 문장으로 지어요. 내가 나를 봐도 자유로운 영혼이고, 늘 자유롭고 싶고, 들판에 부는 바람처럼 바위를 만나도 막히지 않고."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 한 점으로,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 한점으로 누구와도 어울리는 '들판에 부는 바람'을 기다린다.


 

이장섭 정무부지사 셀프 프로필

-1986년 충북민주화운동협의회 상임위원
-2002년 민주당 충북도당 대변인
-2004~2012년 국회의원 보좌관
-2017년 청와대 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
-2017년 11월~ 충북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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