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픈 마음 보듬는 따뜻한 정치 해나갈 것"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청주 흥덕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당선인이 봄꽃이 만개한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잠시 산책을 하며 선거운동의 피로를 씻어내고 있다. / 김용수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청주 흥덕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당선인이 봄꽃이 만개한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잠시 산책을 하며 선거운동의 피로를 씻어내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정치는 연민의 씨줄과 정의의 날줄로 짠 옷감과 같은 것이어야 해요. 그 옷감으로 국민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이 정치죠. 사람들은 '정치는 권력을 잡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따뜻한 권력, 의로운 권력, 공정한 권력으로서 정치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도종환(66) 더불어민주당 청주흥덕 당선인은 "시인 도종환이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정치는 '철학이 있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사회운동가 파커 J.파머의 '정치는 연민과 정의의 옷감을 짜는 일과 같다'는 발언을 꺼내며 이같이 말했다. 청주 출신의 도 당선인은 시인이자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2017~2019년)을 지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청주 흥덕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당선인이 후보시절 찾았던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밝은 표정으로 손 하트를 만들며 도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 김용수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청주 흥덕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당선인이 후보시절 찾았던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밝은 표정으로 손 하트를 만들며 도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 김용수

장관 대 장관, 현역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청주흥덕 선거구는 도종환 당선인이 55.8%(7만4천900표)의 득표율로 정우택 후보(42.9%, 5만7천656표)를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7만4천명이 저를 지지해주셨는데 저를 지지하지 않은 5만7천명까지 포함해 국민 모두를 위한 정치를 해야 해요."

제21대 국회 300석 중 3선 이상 중진은 25%. 6선 1명, 5선 13명, 4선 19명, 3선 42명이다. 이중 민주당 내 3선 의원은 도종환 당선인을 포함해 24명이다. 어깨가 무거워졌다.

"국민들께서 민주당에 180석을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민주당의 3선 이상 의원들이 중심을 잡고 분열하지 않고 자기를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해요. 그 일정의 역할을 하겠습니다. 어떤 자리를 맡을 거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화합하고 포용하는 따뜻한 정치를 하는데 있어 제게 주어진 역할을 할 겁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번 선거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코로나19 질병과의 전쟁 중에 선거를 치룬 것을 꼽았다. '조용한 선거전' 속에서 그가 선택한 것은 역시 시(詩)였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일 '도종환이 띄우는 아침의 시'를 한 편씩 올려 유권자와 소통해 호평을 받았다.

"정치적 직설로만 부딪치고 날카롭게 대립하는 선거운동기간에 은유와 비유로 던지는 언어도 가끔 만날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시(詩) 소통을 제안했어요. 시 한 편이 오면 단 3분이라도 여유를 찾지 않을까 해서."

도종환 당선인이 이번 총선 선거운동기간동안 페이스북에 올린 시 '도구'
도종환 당선인이 이번 총선 선거운동기간동안 페이스북에 올린 시 '도구'

신작시로 모두 40여편을 올렸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시로 '도구' 라는 제목의 시를 꼽았다.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도구로 쓰인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쓰임받음'과 '부름받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시입니다. 4월 15일 선거에서 개인의 권력과 명예, 입신 영달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세상의 도구로서 일할 수 있게 '선택' 받는다면, 도구로 쓰이는 과정은 아프고 힘들지만 '감사한' 부름받음이죠."

그러면서 자신을 지역발전의 도구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도구로 써달라고 했다. 이번 선거운동기간동안 올린 시들을 모아 시집을 내자는 제안까지 받았단다.

"우리 문단에서 제일 큰 상 수상자로 제가 결정됐는데 국회의원이여서 유보됐다는 얘기를 작년말에 들었어요. 시집을 내는 건 미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청주 흥덕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당선인이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용수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청주 흥덕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당선인이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용수

도 의원은 여의도 입성후 처음으로 2016년 시집 '사월 바다'를 펴내 제1회 박용철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정치'를 하면서 '시'와 만나는 시간은 '고마운 시간'이라고 했다.

"'시인 도종환'이 저한테는 훨씬 편하죠. 지금 우리 사회는 시만 써서는 안되는 상황이에요. 따뜻한 정치를 통해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시대예요. 저는 잠시 시 쓰는 일에 전념하지 못하더라도 사회와 나라를 위해 할 역할이 있어요."

21대 국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돌아와 상임위원장을 맡을 생각이다.

"문체부 장관 때 추진했는데 안된 것이 예술인고용보험제예요. 2018년 환노위 간사를 통해 법을 내놨는데 야당의 반대로 국회에 계류중이에요. 그때 고용보험법이 통과됐다면 지금 코로나로 굶어 죽게 생긴 예술인들의 기본 생계유지는 가능했을 거예요. 프랑스는 30년 전에 도입했어요."

공연, 전시 등이 없어 수익이 없어진 예술인들에게 실업급여 형태로 기본생계를 유지해주는 법안이다. 도 당선인은 제20대 국회 전에 통과시키고, 안되면 오는 5월 30일 제21대 국회 개원 직후 통과시키겠다는 생각이다. 또 블랙리스트 관련 '예술인 권리보장법' 제정, 스크린 독과점을 막기 위한 '영화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개정도 입법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임기 4년동안 꼭 추진하고 싶은 공약으로는 오송 제3산단 국가산단 조성을 들었다. 동시에 오송에 충북대병원 R&BD 융합형 연구병원, 국가감염병 연구센터를 건립해 오송을 세계 3대 바이오클러스터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통령도 지난해 5월 청주 오송에 와서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을 갖고 오송을 세계적 바이오메카로 만들겠다고 했어요. 그 기본이 오송 제3산단 조성이에요. 204만평에 국비 3조3천910억원을 투입하는 청주의 미래를 위한 사업으로 차질없이 추진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청주 흥덕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당선인이 후보시절 찾았던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도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 김용수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청주 흥덕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당선인이 후보시절 찾았던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도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 김용수

이외에 WHO의 '국제안전도시' 청주 인증 추진, 오송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 강내·옥산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유치도 약속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전국 6개 권역 지역본부 및 5개 검역사무소 추가 설치도 추진할 생각이다.

"바이러스 하나가 세계를 멈춰 세웠어요. 사스, 메르스 등 질병이 4~5년 주기로 찾아오고 신종, 변종도 나올 거예요. 코로나19사태 대응과정에서 보여준 질병관리본부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역할과 위상을 높여야 해요."

꼭 하고 싶은 말로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화두를 남겼다.

"정치가 국민들의 삶 하나하나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어요. 아이들 급식부터 남녀문제, 전쟁문제, 미세먼지문제까지 모든 것에 관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책임감을 갖고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해요."

도종환 당선인은 오늘도 국민 모두를 위한 '따뜻한 정치'를 그리고 있다. 함께 손을 잡고 벽을 넘는 담쟁이 같은,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담쟁이 같은. 

 

#셀프 선정 5대 공약
 -오송, 세계 3대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WHO의 '국제안전도시' 청주 인증 추진
 -오송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
 -강내·옥산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유치
 -학천리 쓰레기매립장 부지 생태공원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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